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고도 면역 반응이 떨어지는 자가면역질환 환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추가 접종(부스터샷)을 위한 임상시험이 진행된다.
자가면역질환자들은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으로 분류되지만 기저질환으로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많아 백신 접종을 받고도 항체가 충분히 생성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와 함께 최근 코로나19 백신에 반응하지 않는 자가면역질환 환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 접종으로 인한 항체 반응을 평가하는 임상2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특히 자가면역질환 환자들이 평소 복용하는 면역억제제를 일시 중지한 뒤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을 접종했을 경우 항체 반응이 얼마나 개선되는지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가면역질환 환자 600명 대상 임상, 2021년 11월 연구결과 예상
연구팀은 다발성 경화증, 천포창, 류머티즘 관절염,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또는 전신경화증 등 5가지 자가면역질환을 앓고 있는 18세 이상 참가자 60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연구팀은 해당 질병을 가진 환자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면역반응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임상시험 참가자들은 모더나 또는 화이자 백신을 2차 접종까지 마쳤거나 얀센 백신을 한 차례 접종했으며 백신 접종 후에도 모두 충분한 항체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참가자들 모두 면역억제제인, 미코페놀산모페틸(MMF), 메토트렉세이트(MPA), 메토트렉세이트(MTX) 또는 B세포를 감소시키는 약물 중 하나를 복용 중이었다.
연구팀은 MMF·MPA 또는 MTX를 복용 중인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무작위로 나눈 뒤 추가로 백신을 접종할 예정이다. 임상시험 참가자들은 기존에 복용중인 면역억제제를 계속 복용하거나 추가접종 전후 단기간 동안 약물 복용을 중단하는 구분된다.
또한 연구팀은 참가자들 모두 처음 접종했던 것과 동일한 코로나19 백신을 추가로 접종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추가 백신 접종 4주 뒤 처음 백신 접종을 받았을 때의 항체반응과 비교해 어느정도 변화를 보였는지 검사받을 예정이다. 연구팀은 전체 참가자들 중 항체 반응이 유의미하게 개선된 참가자들의 비율을 주요 기준으로 평가할 계획이다.
해당 연구결과는 오는 2021년 11월 나올 예정이며 연구팀은 총 13개월간 참가자들을 추적 관찰할 계획이다.
◇NIH “전체인구 중 8%가 자가면역질환자”…면역억제제 영향 여부 밝히길 기대
NIH에 따르면 자가면역질환을 앓는 사람들은 코로나19 감염 시 심각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집단으로 현재 미국 내 전체 인구의 약 8%를 차지하고 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감염 자가면역질환 환자들이 실제로 일반 사람들에 비해 높은 중증 및 사망 비율을 기록하고 있다며 이같은 현상이 자가면역질환 때문인지 또는 치료를 위해 복용하는 면역억제제 때문인지 아니면 둘 다 영향을 미치는지 아직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지난 12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성명을 통해 화이자 또는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고형 장기이식 수혜자 및 동등한 수준의 면역 저하가 있는 사람들에게 추가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면역억제 요법이 필요한 많은 자가면역질환 환자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면역 반응이 충분하지 않아 코로나19에 감염될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 집단에서 백신 접종을 통해 보호 반응을 이끌어낼 방법을 찾고 있다. 이번 연구는 이를 위한 방향으로 가는 중요한 단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