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그룹에 이어 삼성과 SK, 현대자동차도 사장단 등 연말 정기 임원인사에 나선다. 다음 달초 줄줄이 발표할 예정이다.
올해 정기 임원 인사의 키워드는 ‘안정 속 혁신’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상황을 고려해 급진적 변화보다는 주요 최고경영자(CEO)들을 유임시키며 위기 극복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래 성장을 주도할 부문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에선 과감한 발탁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앞서 4대그룹 중 가장 먼저 인사를 단행한 LG는 70년대생 임원을 대거 발탁했으며 LG 역사상 첫 여성 CEO도 기용했다. 삼성과 SK, 현대차에서도 여성 CEO가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다음달초 사장단과 임원 인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사장단 인사는 12월 7일에 실시했다.
이재용 회장 취임 후 첫 인사지만 올해는 주요 CEO 대부분이 유임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전자만 하더라도 지난해 반도체·가전·모바일사업 수장을 한꺼번에 바꾸는 세대교체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50대인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의 ‘투톱’ 체제가 1년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현호 부회장도 사업지원TF(태스크포스)장 자리를 지킬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한 이재승 생활가전사업부 사장의 후임 인선은 물론 한 부회장이 겸직하고 있는 영상디스플레이(VD) 신임 사업부장 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또 김원경 글로벌대외협력(GPA)팀장 등 이 회장을 보좌한 지원 조직 부사장과 반도체(DS)부문 경영지원실장을 맡고 있는 김홍경 부사장도 사장 승진 후보로 꼽힌다.
삼성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파운드리와 차세대 이동통신, 인공지능(AI) 등에서 발탁 승진 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며 여성 인재 발탁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여성임원은 2021년 55명에서 지난해 65명으로 10명이나 늘었었다.
관심을 모았던 그룹 컨트롤 타워 재건은 일단 물 건너간 분위기다. 이 회장의 결단에 달려있지만, 컨트롤 타워 구성에 대한 준비 작업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 건의에도 이 회장이 반려했다는 후문이다.

SK그룹은 다음 달 1일 전후로 이사회를 열고 ‘2023년 임원인사’를 발표한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올해는 물론 내년 경영 환경이 ‘시계제로’ 상황에 놓인 만큼 변화보다는 안정에 무게가 쏠린다.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주요 경영진을 ‘믿고 맡기는’ 인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SK의 대다수 부회장급 경영진이 유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인사에서 장동현 SK㈜ 당시 사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며 8명의 부회장단을 구성했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박정호 SK스퀘어·SK텔레콤·SK하이닉스 부회장, 서진우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인재육성위원장 겸 중국 담당 부회장, 유정준 SK E&S 부회장, 최재원 SK온 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등도 유임에 무게가 실린다.
SK수펙스 리더인 조대식 의장도 4연임할 것으로 보인다. 수펙스 의장 임기는 2년이며, 연임 가능하다. 연임에 성공하면 그룹 사상 처음으로 3연임에 이은 4연임이다.
그룹 전반 ESG 경영의 강도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여성 CEO 탄생 여부도 관심 사항으로 꼽힌다.
특히 SK그룹의 핵심 육성 사업인 배터리·바이오·반도체(BBC) 사업에서 차세대 인재를 발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매년 12월 중하순 인사를 냈던 현대차그룹은 올해엔 시기를 다소 앞당겨 발표할 예정이다. 다음 달 초중순이 거론된다.
올해 인사에서는 ‘부회장 직책 부활’ 여부가 관심사다. 정몽구 명예회장 측근이던 윤여철 전 현대차 부회장의 지난해 퇴진하면서 현재 현대차그룹에는 부회장급 전문경영인이 없다.
또 지난해 인사에서 사상 최대 규모인 203명의 신규 임원을 선임한 바 있는 현대차그룹의 이번 인사 폭도 관심이다. 올해는 인사 폭이 다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재계 관계자는 4대그룹 인사에 대해 “대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변화보다는 안정에 무게를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