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연내 상장을 목표로 지난 8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낸 가운데, 경쟁사인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분사와 상장 여부도 관심을 끈다.
LG화학이 지난해 12월 전지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설립하고 이번에 상장 절차를 밟는 것처럼, SK이노베이션 역시 사업자금 확보를 위해서는 배터리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상장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 3사 중 배터리 사업 매출 규모가 가장 작은 후발주자로서, 분사와 상장을 위해선 성장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올해 1분기 배터리 사업 매출은 5263억원, 영업손실은 1767억원이다.
최근 몇년간 진행한 공격적인 생산시설 투자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 등이 적자의 주요인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9월 증설을 완료한 서산공장, 2020년 1분기 부분가동을 시작한 헝가리 제1공장, 올해 1분기 말부터 가동을 시작한 중국 옌청공장, 2022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하는 미국 조지아주 1·2 공장까지 최근 공격적으로 생산시설에 투자해왔다.
SK이노베이션의 2018년 이후 올해 1분기까지 배터리 사업 설비 투자 및 분리막 상업라인 신증설에 투자한 누적금액은 6조3614억원으로, 계획한 투자금 12조4568억원의 절반가량을 진행했다.
이 같은 공격적 투자로 2019년에는 전체 사업에서 1%에 불과했던 배터리 사업 매출 비중은 올해 1분기 기준 6%까지 올라왔다.
SK이노베이션이 올해 1분기 분기보고서에서 밝힌 현재 배터리 생산능력은 연 22.5GWh다. SK이노베이션은 이 같은 생산능력을 2025년까지 연 125GWh 수준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분사와 상장 시점은 미정이지만, 배터리 업계에서는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사례를 참고할 때 배터리 사업에서 수익을 내는 시점이 되어야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분사했던, 지난해 12월 당시 추산한 연 생산능력이 120GWh로, SK이노베이션이 2025년 목표로 하는 생산능력과 비슷하다.
비록 LG에너지솔루션이 예상치 못했던 현대차 코나 화재 리콜 비용 등으로 지난해 4752억원의 영업적자를 냈지만, LG는 흑자전환 시점을 배터리 분사 시기로 잡았다.
올해 1분기 LG에너지솔루션의 매출은 4조2541억원, 영업이익은 3412억원으로, 매출은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의 8배 규모다. 삼성SDI의 경우 1분기 에너지솔루션 사업부문 매출은 2조3870억원, 영업이익은 469억원이다. SK이노베이션 매출의 4배 이상이다.
배터리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이 올해 2분기부터는 중국 옌청과 후이저 공장 가동률을 높임에 따라 매출을 늘리고, 고정비 부담도 완화하는 등 적자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배터리 사업은 미국 조지아 공장을 비롯한 해외 생산시설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2~3년 후나 본궤도에 올라선다고 봐야 하며, 이 시기에 분사와 상장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