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수입 철강 및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면서 국내 철강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북미는 국내 철강 수출량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시장이어서 가뜩이나 실적 악화로 허덕이는 K-철강이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캐나다를 포함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철강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알루미늄에도 똑같이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11일 또는 12일 기자회견을 열어 상호관세도 발표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아주 간단히 말해서, 그들이 우리에게 관세를 부과하면 우리도 거의 같이 즉시 부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호관세란 교역상대국 간 동등한 세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뜻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철강 관세를 손본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18년 1기 행정부에선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 관세를 부과했다. 다만 캐나다와 멕시코 등 일부 교역국에는 면세 조치했고, 한국은 연간 수출 물량을 70%로 제한하는 쿼터제(할당제)를 적용했다.
한국은 현재 대미(對美) 철강 수출에서 연간 263만 톤의 무관세 쿼터를 적용받고 있다. 이 물량 내에선 무관세로 수출하고, 쿼터를 초과하는 물량은 25%의 관세가 부과된다. 미국철강협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은 254만 8000톤이다.
철강 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는 분위기다. 미국이 철강 관세 부과를 언제부터 적용할지, 한국도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되는지, 기존 철강 수입 쿼터제를 철폐하고 25% 관세를 일률 부과하는 것인지 등 세부 내용이 모호해서다.
포스코·현대제철(004020)·동국제강(460860) 등 업계는 비상체제를 가동하고 현지 상황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새벽에 타전된 이후 관련 부서가 긴급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아직 25%란 숫자 외엔 구체적 내용이 없어 예측이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최악은 트럼프 행정부가 ‘철강 수입 쿼터제’를 철폐하고 25% 관세를 부과하거나, 기존 쿼터제를 축소하는 경우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쿼터제로 무관세 적용을 받고 있고, 한도 내에서 수출하고 있다”며 “쿼터제가 축소되거나 사라지면 타격이 심각할 것”이라고 했다.
알루미늄 업계도 긴장감이 고조하는 분위기다. 알루미늄박의 대미 수출은 전체 수출의 약 30%를 차지한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중국·콜롬비아·인도·한국 등 14개국 알루미늄 압출재에 대해 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야다.
롯데인프라셀은 계열사 롯데케미칼과 합작한 미국 양극박 공장(JV)을 올해 시생산 및 인증을 진행하고 내년부터 상업 생산 예정이라 중장기적으론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 발표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