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1위 케이블 사업자에 5G 통신장비를 공급하기로 하면서 글로벌 이동통신 장비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게 됐다. 특히 이번 수주전에서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삼성전자는 미국의 케이블 사업자 컴캐스트의 5G 통신장비 공급사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미국 1위 케이블 사업자인 컴캐스트는 인터넷·케이블 TV·집전화·모바일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미국 전역에 가장 넓은 와이파이 커버리지를 보유한 회사다.
양사는 올해 초 미국 현지에서 5G 상용망 구축을 위한 필드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내년부터 비디오 스트리밍, 멀티미디어 파일 전송, 온라인 게임 등 고품질의 5G 상용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컴캐스트의 미국 내 5G 상용망 구축을 위한 △5G 중대역(3.5GHz~3.7GHz) 기지국 △5G 저대역(600MHz) 기지국 △전선 설치형 소형 기지국(Strand Small Cell) 등 다양한 통신 장비를 공급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미국의 버라이즌과 디시 네트워크, 영국의 보다폰, 일본의 KDDI, 인도의 에어텔 등 글로벌 초대형 이동통신 사업자들과 잇따른 5G 사업 협력을 성사시켰으며 이번에 미국 1위 케이블 사업자의 5G 공급사로 연이어 선정되면서 글로벌 5G 시장 공략을 지속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수주를 통해 향후 미국 케이블 사업자 대상 5G 이동통신 시장 진입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며 “미국내 이동통신 장비의 핵심 공급사로서 입지를 더욱 강화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수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5G 네트워크 장비 사업의 대형 계약 체결이나 신규 시장 진출 과정에는 항상 이 부회장의 네트워크가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지난 2020년 버라이즌과 7조9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5G 장기 계약과 2021년 NTT 도코모와의 통신장비 계약 당시에도 이 부회장은 직접 각사 CEO와 만나 협상을 진척시켰다.
특히 인도 최대 통신사인 릴라이언스 지오는 전국의 LTE 네트워크에 100% 삼성 기지국을 쓰고 있는데, 이 부회장은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그룹 회장 자녀들의 결혼식에 국내 기업인 중 유일하게 초청받아 직접 방문할 정도로 친분을 쌓았다.
지난 5월에는 미국의 제4 이동통신업체인 디시 네트워크의 5G 이동통신 장비 공급사로 선정되며 기술 리더십을 입증했다.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 부회장은 디시 회장과 만나 오랜 시간 산행을 하며 사실상 협상을 마무리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5G를 비롯해 삼성전자의 차세대 통신 사업 육성을 주도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5G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빠르게 키울 수 있도록 △전담조직 구성 △연구개발 △영업·마케팅까지 전 영역을 진두지휘하며 직접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3G 이동통신이 대중화되고 4G 서비스가 시작된 지난 2011년부터 일찌감치 5G 기술연구를 전담할 ‘차세대 통신 연구개발 조직’ 신설을 지시했다. 분산됐던 통신기술 연구 조직도 통합해 5G 사업을 전담하게 하고 글로벌 기업들과의 공동 연구 및 협력 확대를 지원하는 등 5G 통신기술 연구개발에 힘을 보탰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9년 1월 5G 통신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에서 “새롭게 열리는 5G 시장에서 도전자의 자세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