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의 이민 관련 보도는 대체로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체포되는 불법 이민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에 초점을 맞춘다. 가족과의 이별, 열악한 처우, 눈물의 인터뷰가 반복되며 동정 여론을 자극한다. 그러나 앨라배마 지역에서는 이와 전혀 다른, 훨씬 더 심각한 문제가 조용히 확산되고 있다.
지역 수사당국과 비영리단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앨라배마는 더 이상 단순한 노동 이민의 종착지가 아니다. 중남미뿐 아니라 아시아, 아프리카, 동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유입된 이주민들이 조직적인 인신매매 네트워크를 통해 지역사회로 흘러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농장이나 닭 가공공장에서 일자리를 찾기 위해 자발적으로 들어온 사람들이 아니라, 협박과 빚, 폭력에 묶인 채 이동을 강요당한 경우가 적지 않다.
문제는 이 같은 인신매매 실태가 언론 보도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피해자 중심의 인권 서사가 반복되면서, 범죄 조직과 구조적 문제는 의도적으로 가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동정적인 이야기만 부각될수록, 실제로 지역 치안과 공동체를 위협하는 범죄 네트워크의 존재는 주목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앨라배마의 소도시와 농촌 지역은 이러한 범죄에 특히 취약하다. 익숙하지 않은 언어와 문화, 불안정한 신분을 악용해 피해자들을 통제하기 쉽기 때문이다. 인신매매 피해자들은 불법 체류 신분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범죄를 당하고도 신고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이는 범죄의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지역 사회 지도자들은 “이 문제를 외면하면 결국 피해는 지역 주민 모두에게 돌아온다”고 경고한다. 인신매매는 단순한 이민 문제가 아니라, 조직범죄·마약·불법 금융과 연결된 복합적 범죄라는 것이다.
앨라배마가 직면한 현실은 분명하다. 눈물겨운 이야기 뒤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을 직시하지 않는다면, 인신매매는 계속해서 지역사회를 잠식할 것이다. 이제는 감정적인 프레임을 넘어, 범죄의 실체와 구조를 정면으로 다루는 보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