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개월 전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늘고 확진자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유럽연합(EU)은 미국인들에 대한 여행 규제를 해제했다. 하지만 현재 EU는 미국인들에 대한 여행 규제를 부활하려는 사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도 유럽 10개국을 여행 기피국으로 지정하고 있다.
EU의 안전 국가 목록에 포함된 국가들은 지난 14일 동안 인구 10만명당 신규 감염자 수가 75명 이하인 국가들이다. 하지만 미국은 지난 1일 기준으로 10만명당 신규 감염자 수가 270명이다. 현재 이 수치는 400명까지 늘었다. EU 기준치의 5배 이상이다.
9일 EU는 일단 미국 여행객들에 대한 규제 해제를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EU의 관광 신업 침체를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 정책이 조만간 바뀔 수 있다는 신호도 동시에 내보냈다.
익명을 요구한 EU의 한 관리는 “만약 상황이 2주 안에 개선되지 않는다면 EU는 안전 국가 목록에서 미국을 제외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백신 미접종자들의 유럽 방문을 금지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 또한 예방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여행을 일체 중단하는 이른바 ‘비상사태’를 부과할 수도 있다.
미국도 자국민들에게 서유럽 대부분의 국가에 대한 방문을 피하라고 촉구하고 있어 EU의 미국인에 대한 여행 규제 재검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 국무부는 9일 여행금지 권고 대상 국가로 프랑스, 아이슬란드를 추가했다. 이보다 앞서 영국, 키프로스, 그리스, 아일랜드, 몰타, 네덜란드, 포르투갈, 스페인에도 여행 금지 권고가 내려져 있다.
미국은 유럽 지역이 자국보다 백신 접종률이 더 높은데도 대부분의 유럽 여행객들의 입국을 금지하는 규정을 유지해왔다.
여행금지 국가 명단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 질병관리본부(CDC) 대변인은 규제사항이나 해제 시기에 대한 언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감염 수준이 유럽보다 더 높은 미국의 지속적인 유럽 여행 제한에 유럽의 많은 사람은 분노를 나타내고 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주 독일 RND와의 인터뷰에서 “여행자들에 대한 양측의 규제 수준은 비슷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WP는 보수 성향의 독일 일간지 데어 벨트가 최근 칼럼을 통해 미국의 유럽 여행 금지 정책을 ‘모욕적’이라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