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방탄소년단(BTS)의 한국전쟁 관련 발언에 대한 중국 언론과 일부 누리꾼들의 드잡이가 미국과 중국 간 싸움으로까지 번질 기세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방탄소년단(BTS)이 한미 관계를 지지해준 노력에 고맙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가 BTS에 대해 “중국 팬은 필요 없다”는 자극적인 기사를 올린 것과 대조된다.
한국 아이돌 보이그룹 BTS는 앞서 지난 7일 미국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주는 ‘밴플리트상’을 수상했다.
BTS는 수상 소감으로 “올해 행사는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의미가 남다르다”며 “우리는 양국이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와 수많은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을 두고 중국 언론들은 BTS의 ‘양국’은 ‘한국과 미국’을 의미한다고 보도했고, 중국 누리꾼들은 “한국 전쟁 당시 중국 군인들의 희생을 무시하는 것이며, 국가존엄을 깎아내리는 발언”이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BTS 계정을 태그하고 BTS의 밴 플리트상 수상을 축하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의 트윗도 리트윗했다.
그는 “BTS는 코리아소사이어티의 밴 플리트상을 수상할 자격이 충분하다”며 “음악은 전 세계를 하나로 만든다”고 덧붙였다.
주한 미국 대사관도 오테이거스 대변인의 발언에 힘을 보탰다. 공식 트위트 계정에 그의 발언을 한국어로 번역해 올린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중국의 극단적인 민족주의자들 사이에서 일고 있는 BTS에 대한 반감과 도를 넘은 비난 공세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다.
환구시보는 BTS의 발언이 중국을 무시한 것이라고 트집 잡았다. 또한 “BTS는 맞는 말을 했고, 중국 팬은 필요 없다”는 중국인을 자극하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일부 중국인은 BTS에 직접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또한 ‘BTS 폰케이스’를 끼고 걷던 중국인이 무차별 폭행하는가 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일각에서는 오테이거스 대변인이 시상식 일주일 지난 시점에서 공개적으로 BTS를 사실상 엄호함으로써 BTS가 미중 긴장 사태의 한가운데로 들어온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