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불안과 경제 불확실성,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해고 우려가 겹치며 미국 직장인들의 심리가 극도로 지쳐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기업 리뷰 플랫폼 글래스도어는 올해 직장 생활을 대표하는 단어로 ‘피로(fatigue)’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미 CNBC에 따르면 글래스도어는 올해 1월 1일부터 11월 18일까지 자사 커뮤니티 게시글을 분석한 결과, ‘피로’라는 단어의 언급 빈도가 전년 대비 41%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글래스도어는 “근로자들이 뉴스 헤드라인, 기술 변화, 경제적 변동성에 대한 걱정으로 많은 시간을 불안 속에서 보냈다”고 분석했다.
글래스도어는 직장 피로를 키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정치적 갈등을 꼽았다. 정치 이슈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직장 내에서도 정치적 대화와 긴장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경제 상황 역시 부담으로 작용했다.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임금 상승률은 인플레이션을 따라가지 못했다. 같은 기간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단어 언급량은 전년 대비 3배로 증가했다.
여기에 인공지능(AI)의 급속한 도입이 또 다른 불안을 키웠다. 글래스도어에 따르면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AI를 뜻하는 ‘에이전틱(agentic)’이라는 단어의 언급량은 무려 2244% 급증했다. 구직자들 사이에서는 “이력서에 ‘에이전틱 AI’ 경험이 없으면 뒤처진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래스도어 수석 이코노미스트 대니얼 자오는 “많은 직장인들이 불행하거나 몰입하지 못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채용시장 때문에 직장을 떠나지 못하고 버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기업들은 생산성 압박에는 집중하면서도 직원들의 몰입도와 정신적 상태에는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오는 번아웃을 관리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신의 동기 요인을 점검하고, 비슷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과 소통하며, 성장에 결정적이지 않은 업무의 우선순위를 낮추고 충분한 휴식을 취할 것을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