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의 시대. 언론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언론인들은 AI의 미래 역할을 고평가하면서도 윤리적 문제는 여전히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현지시간) 런던정치경제대학교(LSE)는 지난 4~7월 46개국 105개 언론매체를 대상으로 한 저널리즘과 인공지능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유럽, 미국, 남미, 호주, 일부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참여했으며, 한국과 일본은 포함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연구결과를 요약하며 “응답자의 60% 이상이 편집 품질과 저널리즘의 기타 측면 등 AI의 윤리적 영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언론인들은 정확성, 공정성, 투명성과 같은 저널리즘 가치를 유지하면서 AI 기술을 업무에 사용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적었다.
보고서는 AI 기술로 인해 저널리즘 상업화, 품질 하락, 콘텐츠 양극화 등 저널리즘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응답자 대부분은 뉴스룸에서 AI의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하는 한편 자신의 조직이 AI에 대처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봤다. 보고서는 “응답자의 약 80%는 미래에 뉴스룸에서 AI의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판단한다”며 “응답자의 거의 절반은 자신의 조직이 AI 도입에 부분적으로 준비돼 있거나 준비되지 않았다고 답했다”고 적었다.
응답자들이 꼽은 AI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분야는 뉴스 생산(90%)이었다. 뉴스 배포(80%), 뉴스 수집(75%)이 뒤를 이었다.
실제로 블룸버그통신은 재무 문서 요약, 보고서 작성, 시장 동향에 대한 인사이트 제공 등 다양한 자연어 처리(NLP) 작업을 지원하기 위한 블룸버그 GPT를 활용하고 있고, 워싱턴포스트(WP)도 스포츠 점수나 실적 보고서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짧은 단신 기사는 AI로 처리해 기자들이 심층 보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영국 더타임스도 알고리즘을 사용해 사용자에게 개인화된 뉴스 콘텐츠를 제공하고, 로이터통신은 속보나 소셜미디어 게시물, 목격자의 제보 등에 대한 신뢰성을 검증하는 데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한다.
또 응답자와 연구진은 AI 기술도 지역별로 편향돼 있다고 지적했다. 필리핀의 한 응답자는 “AI 기술은 주로 영어로 제공되며, 아시아 언어로는 제공되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AI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현지 언어로 작동하는 AI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두 배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미라 야신도 “AI의 경제적, 사회적 이점이 북반구(선진국)에 집중돼 있다”며 “이는 글로벌 불평등을 악화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