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2일 “앙상한 이념으로 국민 삶을 망치는 탈레반에게서 권력을 찾아오겠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는 연설로 유명한 윤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일자리와 희망을 만드는 길은 단연코 ‘투자하고 싶고 혁신하기 좋은 경제’를 만드는 것뿐”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이런 개혁은 본질적으로 기득권 세력과의 싸움이고 귀족노조와의 싸움이다.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뼈를 깎는 개혁을 말하지 않고 장밋빛 얘기만 하는 것은 정치가 아니라 기만”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규제 개혁’을 강조했다. 그는 “‘경쟁국엔 없는데 우리만 있는 규제는 모두 없앤다’는 마음으로 쇄신해야 한다”며 “좋은 일자리가 넘치는 하이텍 제조업 강국, 삶이 즐겁고 편리한 서비스업 선진국, 역동과 도약이 있는 스타트업 천국, 전세계가 동경하는 문화 콘텐츠의 나라, 그 안에서 모두가 맘껏 뛰는 희망찬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비록 과정이 고통스럽더라도 경제의 굳은살을 잘라내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겠다”며 “꿈꾸면 이룰 수 있고 바라면 얻을 수 있는 길을 열고, 도전하고 실패해도 일으켜 세우고 등을 밀어주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윤 의원은 “저는 정치에 입문한 지 이제 겨우 1년이지만, 제가 본 정치판엔 정치는 없고 권력 유지를 위한 정치기술만 있었다”며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X파일’을 언급한 것을 두고 “‘권력 유지를 위해서라면 아무리 야비하고 창피스러운 짓이라도 좋다’ 이런 게 정치라면, 정치 경험은 없어도 좋지 않겠나”고 했다.
윤 의원은 출마선언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제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건 청년들의 문제”라며 “청년들이 기회가 없는 건 시혜성으로 나눠줘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원하는 건 공정경쟁”이라고 강조했다.
4·7 재보선에서 서울시장 후보와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됐던 윤 의원은 “대선도 후보들이 갖고 나온 얘기들이 우리 시대에 가장 중요한 얘기인데 급소를 제대로 만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결심한 것”이라고 했다.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출마선언문에 대해서는 “굉장히 선명하다고 봤다”면서도 “법치, 민주주의를 갈구하는 것 자체는 중요한 문제지만 1987년 민주화 이후 35년이 지났는데 그것만 얘기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어떻게 (우리 사회가) 나아갈 건지 얘기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며 “윤 전 총장 회견에서 그 부분이 좀 모자라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지난해 7월 본회의에서 ‘저는 임차인입니다’로 시작하는 자유발언을 통해 유명해졌다.
같은해 12월 본회의에서는 국가정보원법 전부 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에 나서 최장 발언 시간(12시간47분)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윤 의원은 서울대 경제학과와 미국 컬럼비아대 경제학 박사를 거쳐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과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자문위원,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4·15 총선에서 서울 서초갑에 출마해 당선된 초선 의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