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달여 만에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미국 시장상황 점검 및 자율주행·로봇 등 미래 신사업을 점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날 오후 1시10분쯤 서울 김포국제공항에서 현대차그룹 전용기편으로 출국했다. 구체적인 목적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정 회장은 미국 동부 지역을 훑으며 현대차그룹의 현지사업 전반을 둘러볼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 4월 그룹 회장 취임 후 첫 출장으로 미국 서부를 둘러본 바 있다. 당시 정 회장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과 앨라배마 현대차 공장 등을 시찰한 뒤 귀국했다.
정 회장은 두 번째 미국 출장에서는 미국 동부 지역 시장을 일주일 간 돌며 현지상황을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자율주행기술 전문업체 앱티브와 합작한 ‘모셔널’과 지난해 말 인수를 발표한 ‘보스톤 다이내믹스’ 등 본사를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
정 회장이 두달 간격으로 재차 미국 방문을 결정한데는 미국 현지 전기차 생산과 생산설비 확충 등에 2025년까지 74억달러, 한화 8조2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과 무관치 않아보인다.
현대차그룹은 바이든 행정부가 취임 초부터 ‘그린뉴딜’과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를 주창하며 유무형의 투자 압박이 높아지자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대규모 투자계획을 전격 확정했다. 바이든 정부의 통상 정책이 트럼프 정부 보다 더 강력할 것이란 전망에 발맞춰 현대차가 선제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제품 경쟁력 강화와 생산설비 투자 외에도 전기차, 수소, UAM,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 미래성장 동력 확보에 투자자금을 집행할 예정이다. 첫 출장때 미국시장 판매상황 점검에 주력했다면, 이번 출장에서는 미래먹거리 사업 관련 점검에 방점을 찍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