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해상 봉쇄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교역에 차질을 빚고 있는 이란이 육로와 철도로 물류를 돌리고 있지만, 국경 곳곳에서 심각한 병목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란은 해상 교역의 상당 부분을 파키스탄과 튀르키예, 투르크메니스탄, 아프가니스탄 등 접경국을 통한 육상 운송으로 전환하고 있다. 그러나 통관 절차와 부족한 국경 인프라가 급증한 물동량을 감당하지 못하면서 수백~수천 대의 화물차가 국경에 발이 묶였다.
이란 국제운송회사협회에 따르면 튀르키예로 향하는 국경에는 약 3,700대의 화물차가 몰려 대기 시간이 최장 20일까지 늘어났다.
파키스탄으로 연결되는 주요 국경검문소에도 액화가스와 시멘트 등을 실은 트럭 약 700대가 대기하고 있지만 하루 통과할 수 있는 차량은 약 40대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관 지연이 장기화하면서 살구 등 농산물이 썩어 폐기되고 철광석과 시멘트, 액화가스 등 수출품도 국경에 쌓이고 있다. 운전기사들은 섭씨 50도에 이르는 폭염 속에서 식수와 음식, 위생시설 부족까지 겪고 있다고 현지 언론에 호소했다.
이란은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의 통항을 제한했다. 이에 미국도 이란 항만을 오가는 선박을 차단하는 해상 봉쇄 작전을 벌이고 있다.
이란은 이후 카스피해와 중국으로 연결되는 철도를 대체 교역로로 적극 활용했다. 이란 당국에 따르면 최근 5개월간 카스피해를 통한 화물 운송량은 70% 증가했으며, 러시아에서 밀과 옥수수, 식용유 등을 들여오고 있다.
중국 시안과 이란을 연결하는 화물열차 역시 해상 봉쇄 이전 주 1회 수준에서 최근에는 3~4일에 한 번꼴로 운행 횟수가 늘었다. 중국에서는 산업기계와 전기·전자제품, 자동차 부품 등이 들어온다.
하지만 이들 대체 운송로도 처리 능력의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게 WSJ의 설명이다. 투르크메니스탄 국경에서는 창고 부족과 화물 등록 절차 등이 새로운 병목으로 작용하고 있다.
물류비도 급등했다. 이란-중국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중국에서 이란까지 컨테이너 1개를 육로로 운송하는 비용은 약 1만2,000달러로, 기존 해상운송비 약 3,000달러의 4배에 달한다.
상공회의소는 미국의 해상 봉쇄에 따른 추가 운송비용이 연간 약 18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물류난은 이미 높은 이란의 물가에도 부담을 더하고 있다. 이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식품·음료·담배 가격은 전년 동월보다 약 128% 상승했다. 일부 수입품은 우회 운송과 국경 병목에 따른 추가 비용이 최종 판매가격의 최대 3분의 1을 차지한다는 현지 전문가 분석도 나왔다.
WSJ는 해상 봉쇄가 지속될 경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고 육로와 철도로 얼마나 많은 물동량을 처리할 수 있는지가 경제적 압박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