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가동을 중단했던 자동차 업계는 예상을 뛰넘는 수요에 반도체 부품재고가 소진됐다. 제한조치로 인해 컴퓨터, 게임콘솔 등 전자제품 수요가 폭발하면서 반도체 확보에 경쟁이 치열하다.
중국 기술기업에 대한 미국의 제재로 반도체 기근은 심화했다. 올 초까지만 해도 반도체 부족은 자동차 산업에 국한됐다. 하지만 이제는 반도체 부족이 스마트폰, 냉장고, 전자렌지 등 각종 전자제품 생산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반도체 부품을 쓰는 모든 제품의 생산업체들이 재고를 확보하기 위해 사재기에 나섰다. 하지만 부품 부족으로 생산 일정이 지연되거나 규모가 줄고 반도체 부품 비용이 치솟으며 최종 소비재 가격까지 끌어 올릴 분위기다.
전세계가 반도체 기근에 시달리게 된 이유와 현 상황 등에 대해 로이터가 1일 정리했다.
◇’설상가상’ 車 반도체 부품 부족
최근 자동차 업계는 연료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엔진컴퓨팅을 강화하고 비상정지 기능처럼 운전자를 자동으로 지원하며 반도체 의존도가 높아졌다. 이로 인해 반도체 부품 부족은 판매가 저조한 자동차부터 생산이 줄었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폭스바겐, 토요타, 닛산 등 주요 자동차의 공장들이 가동을 일시 멈췄다. 정보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1분기 반도체 부품 부족으로 전 세계에서 경차 생산이 거의 130만대 줄었다.
특히 자동차용 반도체부품의 전세계 생산에서 30%를 차지하는 일본 르네사스일렉트릭의 공장 화재로 상황이 악화했다. 여기에 텍사스주를 덮친 이상 한파에 삼성전자, NXP반도체, 인피니온 공장도 거의 한 달 반 동안 폐쇄됐다가 이제 겨우 서서히 가동중이다.
◇ 亞 공장 쥐어짜기
반도체 생산은 주로 아시아 공장에서 이뤄지는데, 그동안 구형인 8인치 웨이퍼(실리콘기판) 반도체 공정은 투자가 줄었다.
8인치 웨이퍼는 소형으로 더 큰 웨이퍼에 비해 성능이 떨어져 생산성이 낮다. 하지만 사물인터넷 수요가 급증하면서 성능이 적당하고 낮은 가격의 8인치 소형 웨이퍼가 공급이 달리고 있다.
여기에 팬데믹으로 더 빠른 차세대 5G폰과 개인용 컴퓨터 수요가 예상보다 훨씬 커지며 저성능은 물론 고성능 반도체 공급까지 부족현상이다. 삼성 스마트폰용 반도체를 만드는 퀄컴은 수요를 맞추기 힘든 상황이다. 애플의 아이폰을 조립하는 대만 팍스콘 역시 반도체 부족으로 아이폰 생산이 지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반도체 생산은 사실상 대만반도체(TSMC)와 삼성전자가 양분한다. 미국 업체들이 글로벌 반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7%에 달하지만, 생산은 12%에 불과하다.
◇바이든, 반도체 공장건설에 370억달러 지원
세계 최대 경제국 미국은 반도체 부족에 자국에서 생산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자국에 반도체 제조공장 건설을 위해 370억달러의 정부돈을 쓰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미국 인텔은 2개의 생산공장을 신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 TSMC는 애리조나주 1곳, 삼성전자는 텍사스주에 1곳의 공장을 새로 건설할 예정이다.
하지만 웨이퍼 생산공장은 건설에만 수 십억 달러가 들고 생산공정을 확대하려고 해도 복잡한 기기를 확보해 시험하는 데만 1년이 걸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