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사상 처음으로 차세대 초소형 원자로(마이크로 원자로)를 항공기로 수송하는 작전을 수행했다. 미래전의 핵심 자원으로 꼽히는 전력을 전장에 직접 배치하겠다는 구상이다.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미 공군 C-17 수송기 3대가 발라 아토믹스의 ‘워드 250’ 원자로 부품을 나눠 싣고 캘리포니아주 마치 공군기지에서 유타주 힐 공군기지로 이동했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과 마이클 더피 국방부 획득·지속지원 차관도 수송기에 동승했다.
‘워드 250’은 출력 5메가와트급으로, 이론상 약 5000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일반 우라늄 대신 세라믹층에 우라늄 알갱이를 넣은 TRISO 연료를 사용해 안전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더피 차관은 “미래의 전쟁은 에너지 집약적”이라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지향성 에너지 무기, 우주·사이버 인프라 운용에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간 전력망은 이런 수요를 전제로 설계되지 않았다”며 “국방부가 자체 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수송에 대해 더피 차관은 “필요한 시간과 장소에 원자력을 배치해 전사들이 승리할 수 있도록 하는 목표에 한 걸음 다가섰다”고 평가했다.
발라 아토믹스의 이사야 테일러 CEO는 해당 원자로가 7월부터 100킬로와트로 가동을 시작해 올해 안에 250킬로와트까지 출력을 높인 뒤, 점진적으로 전체 용량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초소형 원전을 미국 원전 산업 재활성화의 핵심 축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신규 원자로 승인 절차를 완화하고 연료 공급망을 강화하는 내용의 행정명령 4건에 서명했다. 에너지부는 지난해 12월 소형모듈형원자로(SMR) 개발 보조금도 지급했다.
지지자들은 초소형 원전이 오지나 해외 기지에서도 안정적으로 메가와트급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차세대 에너지원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일부에서는 민간 기업 설계를 신속 승인하는 과정에서 안전 검증이 충분치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라이트 장관은 오는 7월 4일까지 미국 영토 내 최소 3기의 초소형 원자로를 ‘임계 상태’에 도달시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