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벤치에 앉아
김수지, 시인 몽고메리 여성 문학회
시선이 틈새에 걸렸다
긴 그림자가 끌려오는 오후
그 위로
석양은 밀물처럼 스며들고
나뭇잎은 마름질된 삶처럼 미끄러진다
벤치 끝에
수 세기를 감고 달려온
방향 잃은 몸들이 내려앉는다
뼈 속으로 스며드는
탄력 잃은 기억들
뒤늦게 닿는 기대가
여물기도 전에
붉은 심장처럼 부풀어있다
말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이
높낮이가 다른 숨결로 흩어지고
하얀 거미줄에 걸린 채
버둥거리는
그림자의 미세한 몸짓을
인생이라 은유하며
하루의 끝에서
저물어가는 노을빛까지도
낭만처럼 웃는 것을 보았다
![[칼럼] 나무 벤치에 앉아](https://alabamakoreantimes.com/wp-content/uploads/2026/01/김수지-750x375.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