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올해 3분기에 시장의 예상을 크게 웃도는 성장세를 기록하며 다시 한 번 견조한 체력을 과시했다. 가계 소비와 정부 지출이 동시에 늘어나면서 최근 2년간 가장 빠른 성장률을 나타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3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연율 기준 4.3% 증가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3.2%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직전 분기 성장률 3.9%도 넘어섰다. 블룸버그는 이번 수치가 2023년 3분기(4.7%) 이후 가장 빠른 성장세라고 전했다.
상무부는 예상보다 높은 성장률의 배경으로 소비자 지출 확대와 수출 증가, 정부 지출 회복을 꼽았다. 3분기 개인소비지출은 의료·해외여행 등 서비스 소비가 늘며 3.5% 증가했고, 전체 성장률에 2.39%포인트를 기여했다. 이는 2분기 개인소비 증가율 2.5%보다 뚜렷하게 높아진 수치다.
다만 노동시장 둔화와 높은 생활비 부담은 내년 소비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실업률 상승과 임금 상승세 둔화가 가계의 소비 여력을 제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 투자 흐름은 엇갈렸다. 비주거용 고정투자는 컴퓨터 장비와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2.8% 증가했다. 특히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충을 위한 데이터센터 투자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주거용 고정투자는 고금리 여파로 5.1% 감소해 부동산 부문의 부진은 이어졌다.
무역 부문에서는 수출이 8.8% 증가한 반면 수입은 4.7% 감소했다. 이에 따라 순수출은 성장률에 1.59%포인트를 기여했다. 상무부는 재화와 서비스 수출이 모두 늘었고, 수입은 재화 감소가 서비스 증가분을 일부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정부 소비지출과 투자는 직전 분기 0.1% 감소에서 3분기에는 2.2% 증가로 돌아서며 성장률에 0.39%포인트를 보탰다.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지출이 위축됐던 영향이 일부 해소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3분기 GDP 발표는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예정보다 늦어졌다. 당초 10월 말과 11월 말에 각각 발표될 예정이었던 속보치와 잠정치가 통합돼, 4분기가 끝나는 시점에 한 번에 공개됐다.
시장에서는 이번 깜짝 성장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환경과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향후 경기 흐름의 변수로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재정 정책 방향에 따라 성장세의 지속 여부가 좌우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