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22주 차의 미국 여성이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지역 중 하나인 칠레 아타카마 사막을 가로지르는 초장거리 레이스를 완주해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의 전업 러너 앨리 기번스는 이달 초 칠레 피카에서 산 페드로 데 아타카마까지 약 300마일(480km)을 6일간 달리는 트레일러닝 대회 ‘더 스피드 프로젝트 아타카마’ 솔로 부문에 출전해 여성 참가자 중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해당 레이스는 고산지대와 극심한 일교차, 사막 환경이 결합된 극한 코스로 유명하다.
기번스는 대회 참가 신청 이후 임신 사실을 알게 됐으며, 의료진과의 상담을 거쳐 출전 결정을 내렸다. 의료진은 혈압 관리와 신체 변화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고, 실제 레이스 기간 동안 약혼자이자 지원팀 일원인 샘 애서턴이 태아 심박 측정기를 이용해 아기의 상태를 수시로 확인했다.
레이스 초반 100km 구간은 해발 900m에서 4200m 이상으로 급격히 상승하는 고난도 오르막 구간으로, 기번스는 평소보다 심한 부종을 겪어 신발 사이즈를 바꿔야 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영양 섭취와 휴식, 팀 차량의 지원을 바탕으로 완주에 성공했다.
기번스는 “임신은 오히려 나를 더 신중하게 내 몸의 신호에 귀 기울이게 만들었다”며 “몸이 필요로 하는 것을 듣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임신 중 극한 레이스 참가에 대한 우려와 비판도 제기됐지만, 대체로 응원과 지지가 더 많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여성들은 더 많은 선택지와 본보기를 볼 자격이 있다”며 “이전에 해본 적이 없다고 해서 틀린 선택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기번스는 출산을 앞두고 내년 미국 콜로라도주로 이주해 스포츠 퍼포먼스 코치로 복귀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