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물가로 심화되는 민심 불만을 의식해 자신의 경제 성과를 적극적으로 강조하며 “지난 대선에서 내가 이긴 것은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정치 전문지 더힐(The Hill)의 17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맥도날드 임팩트 서밋(Impact Summit)’ 행사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사장에서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이 당선됐다면 미국 경제는 완전한 재앙이 됐을 것”이라며 “복지 지출 확대와 정부 일자리 증가는 민간 일자리 축소로 이어졌을 것이고, 외국 자본은 20조 달러가 들어오는 대신 오히려 10조 달러가 빠져나가 미국이 파산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내가 그 선거에서 승리해 여러분은 정말 운이 좋다”며 청중의 웃음과 박수를 이끌어냈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미국 내 생활비 상승과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며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노동부가 발표한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르면 9월 미국의 연간 인플레이션은 3%를 기록하며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1월과 같은 수준으로, 물가 안정 공약을 내세웠던 트럼프 행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고용 증가율은 연평균 월 3만 명 미만으로 내려앉았고, 주요 기업들까지 연말까지 수천 명 규모의 감원을 발표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되는 상황이다.
특히 이달 초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들이 잇따라 패배한 후, 고물가가 주요 패인으로 지목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물가 문제 대응에 나서고 있다.
그는 최근 쇠고기·커피·토마토·바나나 등 여러 식료품 품목에 대해 상호관세 면제를 적용하며 기존 관세 정책을 일부 후퇴시켰고, 육가공업계가 담합으로 가격을 올리고 있다고 비난하며 법무부에 조사를 요청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높은 물가로 인한 민심 악화를 의식해, 경제 운영 책임을 야당과 전 정권에 돌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