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과 한국이 새로운 관세 협정을 타결한 이후,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한국 대기업들이 미국과 한국 양국에서의 생산 및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계획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협정은 미국 정부가 일부 품목에 부과하던 관세를 조정하거나 일정 기준 충족 시 유예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공급망 안정화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AP는 “관세 변동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한국 기업들이 미국 중심의 글로벌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반도체,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기반 기술, 그리고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 텍사스 파운드리 공장 증설 여부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며, 한국 내 평택·온양 공장의 생산능력 강화도 병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AP는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한국과 미국 생산기지의 투자가 서로 연동되는 구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LG, SK, 현대차그룹 등 다른 대기업들도 AI 반도체 소재, 친환경 에너지 저장장치(ESS), 전기차(EV) 플랫폼 부품의 미국 현지 생산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히 전기차 보조금 제도 및 관세 조정안이 동시에 추진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미국 내 생산비중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해 불이익을 피하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산업계에서는 이번 협정이 기업들에게 수출 비용 부담을 줄이고 미국 내 통관 절차에서의 위험을 낮춰줄 것이라며 환영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AP와의 인터뷰에서 “관세 리스크가 줄어드니 장기적인 해외 투자 계획을 훨씬 더 안정적으로 세울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미국의 ‘동맹 중심 공급망 재편’ 전략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정부는 동맹국 기업들에게 안정적인 통상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첨단산업 협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AP는 “이번 협정은 향후 반도체·배터리 등 전략산업에서 미·한 협력을 강화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국 정부는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추가 후속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며, 한국 기업들의 미국 내 신규 투자 계획이 순차적으로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고 AP는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