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팀 쿡 최고경영자(CEO)의 내년 퇴진 가능성에 대비해 본격적인 승계 작업에 돌입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 보도했다. 올해 65세인 쿡의 임기 이후를 고려한 후계 구상 논의가 이사회와 경영진 사이에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FT는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존 터너스(John Ternus)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 수석 부사장이 차기 CEO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터너스는 애플의 핵심 제품 개발을 총괄하는 엔지니어링 리더로, 애플 내부에서 폭넓은 신뢰를 받고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FT는 “만약 터너스가 CEO에 임명된다면, 신제품 개발 부진과 AI 경쟁력 격차가 부각되는 시점에서 애플이 다시 하드웨어 출신 리더에게 회사의 방향을 맡기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소식통들은 승계 논의가 현재 애플의 실적 부진 때문은 아니며, 임명 시점 또한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연말 성수기가 포함된 1월 실적 발표 전까지는 새 CEO를 발표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후임 CEO가 연초에 지명될 경우, 새 경영진은 내년 6월 세계개발자콘퍼런스(WWDC)와 9월 아이폰 신제품 출시 등 핵심 이벤트를 준비할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게 된다.
올해 애플 내부에서는 주요 임원 이탈도 이어졌다. 쿡의 오랜 측근이었던 루카 마에스트리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차기 CEO 후보군으로 언급되던 제프 윌리엄스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잇달아 사임하며 조직 변화가 가속화됐다.
팀 쿡은 2011년 스티브 잡스 사망 후 CEO에 올랐으며, 애플이 매우 체계적인 승계 계획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해왔다. 애플은 전통적으로 내부 승진을 선호해온 만큼, 이번에도 내부 인사가 CEO를 이어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