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2029년까지 미국 내 연 3만대 규모의 로봇 양산 공장을 신설하기로 하면서, 차세대 전략 거점의 입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후보지로는 보스턴다이내믹스 본사가 있는 매사추세츠주 월섬과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공장이 위치한 조지아주 서배너 메타플랜트 인근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5일 한미 정상회담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행사에서 미국 내 투자 규모를 기존 210억달러에서 260억달러(한화 약 36조원)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로봇 생산시설과 AI 반도체·데이터센터 등 미래 기술 인프라 구축에 투입된다.
로봇 생산공장의 핵심 후보지로는 로봇 연구의 허브인 월섬과 자동차 생산의 중심지로 부상 중인 조지아가 부각된다.
월섬은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 본사가 있는 지역으로, MIT와 WPI 등 세계적인 로봇공학 연구기관이 밀집한 첨단기술 클러스터다. 산학연 협업에 최적화된 환경과 함께, 현재도 R&D와 시험 생산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반면 조지아 서배너에 위치한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생산기지로, 이미 일부 생산공정에 로봇개 ‘스팟’이 투입 중이다. 향후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의 도입도 예정돼 있어, 로봇 양산과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보스턴은 기술 R&D 중심, 조지아는 생산공정 및 협력사 연계 중심으로 각각 장단점이 있다”며 “로봇 공장 입지는 현대차의 미국 내 기술 및 생산 전략 방향을 가늠할 중요한 바로미터”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로봇 공장과 함께 AI 칩 및 데이터센터 인프라도 병행 구축할 방침이다. 최근 발표된 50억달러의 신규 투자가 이 영역에 집중될 전망이다.
특히, 엔비디아의 차세대 로봇용 반도체 ‘제트슨 AGX 토르(Jetson AGX Thor)’를 도입할 계획도 검토되고 있어, 로봇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고도화하는 토탈 헬스케어 로보틱스 전략이 수립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회장은 워싱턴DC에서 열린 정상회담 비즈니스 행사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도 면담을 진행하며, AI·로보틱스 협력 의지를 공고히 했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로봇 공장은 단순 생산기지를 넘어 로봇-반도체-네트워크-데이터가 집약된 통합 생태계 중심이 될 전망이다. 로봇 혁신을 위한 첨단 부품 및 AI 기술 투자, 그리고 지역 협력모델이 어우러지는 새로운 산업 클러스터의 등장이 예고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