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해온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의 현지 생산을 중단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미 정부의 세금 혜택 종료 방침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2023년 2월부터 앨라배마 몽고메리에 위치한 현대차 미국 제조공장(HMMA)에서 생산해온 GV70 전기차의 양산을 최근 중단했다. 이 모델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현지 생산 전기차로 주목을 받았으나, 한 달 평균 판매량이 200대 수준에 그치며 시장 반응은 기대에 못 미쳤다.
생산 중단의 또 다른 배경으로는 미국 정부의 보조금 제도 변경이 꼽힌다. 조 바이든 정부가 마련했던 최대 7500달러의 전기차 세액공제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이 주도하는 새 법안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을 통해 9월 말 조기 종료할 방침을 밝히면서, 전기차 수요 위축 우려가 커진 것이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세액공제 조기 종료 시 미국 내 전기차 판매가 약 37%, 연간 31만대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GV70 전기차의 생산 이전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카운티에 건설 중인 현대차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로의 전환 가능성과 한국 국내 생산 후 수출 방안이 동시에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최근 전기차 단독 생산 체제에서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함께 생산하는 ‘혼류 생산 체제’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HMGMA 또한 하이브리드 차량 생산을 위한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최근 판매 트렌드 변화에 대응해 고효율 전동화 라인업 중심의 전략 수정에 나선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