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한 전기차 전용 공장 HMGMA(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의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미국 내 연간 120만대 현지 생산 체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기존 아이오닉5에 이어 대형 전기 SUV 모델인 아이오닉9의 현지 생산을 지난달부터 본격 시작했다. 지난 6월 기준 HMGMA의 전체 판매량은 8674대를 기록하며, 1월의 1623대 대비 5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HMGMA는 지난해 12월 미국 시장에 첫 차량 1006대를 판매한 이후, 매달 판매량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특히 4월부터 생산에 들어간 아이오닉9은 첫 달 2대 판매에서 한 달 만인 6월에 2382대를 판매하며 급성장했다. 같은 기간 아이오닉5는 6292대가 판매됐다.
현대차는 연간 30만대 생산을 목표로 HMGMA의 가동률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올해 1분기 동안 총 1만4176대를 생산하며 54.7%의 가동률을 기록했으며, 향후 기아의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차량 생산도 HMGMA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미국 내 다른 생산 거점에서도 물량을 늘리고 있다. 앨라배마 공장은 올해 1월 2만3251대에서 6월 2만9970대로 약 30% 증가했다. 특히 1분기 기준 가동률은 102.8%를 기록하며 현대차 글로벌 공장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아 조지아 공장도 같은 기간 2만8300대에서 3만1300대로 약 10% 증가했다.
현대차의 이 같은 현지 생산 확대는 트럼프 전 행정부가 부활시킨 수입차 관세 25% 부과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북미 내 최대한의 현지 생산을 통해 관세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현재 HMGMA는 연간 30만대 생산 규모지만, 현대차는 향후 50만대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여기에 기존 연산 36만대의 앨라배마 공장, 34만대의 기아 조지아 공장을 합치면 미국 내 총 120만대의 현지 생산 체제가 완성된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총 170만대를 판매했으며, 이 중 약 70%를 미국 내에서 생산하게 되면 관세 부담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조기에 미국 내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확보한 만큼, 글로벌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며 “관세 영향은 피하기 어렵지만, 오히려 시장 점유율 확대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