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라배마주가 오는 8월 21일, 1992년 발생한 살인사건의 범인 데이비드 리 로버츠(59)에 대해 질소가스를 이용한 사형을 집행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앨라배마가 질소 질식 방식을 사형 집행 수단으로 도입한 이후 일곱 번째 사례다.
로버츠는 1992년 마리온 카운티에서 애니트라 존스를 총으로 살해하고 시신과 현장을 방화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당시 배심원단은 7대 5로 무기징역을 권고했지만, 담당 판사가 이를 뒤집고 사형을 선고했다. 현재 앨라배마에서는 더 이상 판사가 배심원의 형량 권고를 뒤집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
로버츠의 변호인은 그가 편집성 조현병 진단을 받고 있으며 “사형 집행을 인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며 집행 연기를 요청했으나, 앨라배마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변호인 측은 “로버츠는 환청을 듣고, 비논리적인 사고와 망상을 보이며 정신적으로 사형을 집행할 수 없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2월 앨라배마 교정국 심리학자는 “로버츠가 환청을 듣고 헛소리를 하며 망상 상태”라고 보고했다.
그러나 주 법무부는 “정신병 진단이 곧 사형 불가능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로버츠는 자신의 상황을 인지하고 있으며, 사형을 피하려고 시도할 수 있을 만큼의 인식은 있다”고 반박했다.
질소가스 사형은 산소 대신 순수 질소를 마스크를 통해 흡입시켜 뇌에 산소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처음 앨라배마에서 집행됐다. 현재까지 앨라배마에서 5건, 루이지애나에서 1건이 이 방식으로 집행됐다.
로버츠는 과거 사형 방식 선택지 중 질소가스를 택한 바 있다. 이는 전통적 방식인 약물주사(독극물 주입)나 전기의자보다 고통이 적을 것이라는 주장에 따른 결정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방식에 대한 인도성과 윤리성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