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국토안보부(DHS)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앨라배마주 걸프쇼어스에 신축 중인 고등학교 건설현장에서 대대적인 이민단속을 벌여 불법체류자 36명을 체포했다. 연방정부는 이번 단속을 통해 “불법 노동을 착취해 이익을 챙기는 이들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고 밝혔다.
이번 단속은 걸프쇼어스 고등학교 신축현장(공사비 약 1억3100만 달러)에서 지난 6월 24일 전격적으로 진행됐으며, 국토안보부, FBI, 연방보안관 서비스(US Marshals Service) 등 여러 연방기관이 참여했다. 국토안보수사국(HSI) 관계자에 따르면, 당초 37명으로 보도됐던 체포자는 실제로는 36명이며, 이 중 20명은 폭력 및 비폭력 전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들 중 한 명은 체포 과정에서 연방 요원을 폭행한 혐의로 남부 알라바마 연방법원에 기소될 예정이다. DHS는 성명을 통해 “법 집행 요원에 대한 폭력은 결코 용납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연방당국은 지역사회 제보를 바탕으로 불법체류자 고용 정황을 파악했으며, 일부 노동자들은 단속 과정에서 도주하거나 펜스를 들이받고 차량으로 탈출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국토안보수사국의 스티븐 슈랭크(Alabama & Georgia 지역 특별수사관)는 “이번 작전은 미국 노동자를 대체하며 불법 노동을 착취하는 고용주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공사 현장을 총괄하는 라브렌 건설사(Rabren General Contracting)는 단속과 관련된 언론의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으며, 걸프쇼어스 시청과 교육청도 “시공사에 모든 책임이 있다”며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번 단속은 트럼프 행정부가 재집권한 이후 한 달 전부터 이민 단속 강화 방침을 예고한 가운데 이뤄졌다. 국토안보부 장관 크리스티 노엠과 트럼프의 최측근 스티븐 밀러는 “하루 체포 건수를 늘릴 것”을 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NBC뉴스에 따르면 ICE가 체포한 불법체류자 중 실제로 살인범이나 성범죄 전과자 비율은 각각 6%와 11%에 불과하며, 전체 ICE 구금자의 절반 가까이는 기소나 유죄판결을 받지 않은 상태라는 점에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ICE 구금자 중 다수는 단순 교통 위반이나 이민법 위반으로 인한 체포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 붐이 이어지는 발드윈 카운티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ICE 단속이 집중되는 지역 중 하나다. 라보이 HSI 부국장은 “이 지역은 급속한 성장과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가 많아 단속 필요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