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 된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변호인단에게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을 내비치며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의 건강을 걱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는 이날 “오늘 구치소에서 두세 분의 변호인들과 함께 대통령을 접견하고 나오는 길”이라며 이처럼 밝혔다.
석 변호사는 윤 대통령 심경에 대해 “설 명절을 차디찬 구치소에서 보내는 심정과 관련해 현직 국가원수인 대통령으로서 겪는 이 현실에 관해 다른 말씀은 안 했지만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느껴졌다”며 “대통령은 자신의 고초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안 하셨다”고 전했다.
대신 윤 대통령은 “무엇보다 나라의 앞날이 걱정되고 또 국민들 중에 하루하루가 지내기 어려운 분들이 많은데 추위와 생계에 얼마나 힘이 들까 하는 걱정, 꿈을 키워야 하는 청년들 미래 세대들이 현실에 좌절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걱정된다”고 말했다고 윤 변호사는 전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김건희 여사의 건강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았다면서 “15일 관저를 떠나온 이후 얼굴도 한 번 보지 못했고 또 볼 수 없었는데, 건강 상태가 어떤지 좀 걱정이 된다는 말씀도 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변호인단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형사재판, 헌법재판소에서 열리는 탄핵 심판에 대해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 된 데 대해 “이번 계엄이 왜 내란이냐, 어떻게 내란이 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고 한다.
아울러 “거대 야당이 지배하는 국회 독재 때문에 나라가 위기에 처한 것으로 대통령으로서 판단해 주권자인 국민에게 위기를 알리고 호소하고자 헌법상 권한으로 계엄을 선포했고, 국회가 헌법에 정한 방법으로 해제를 요구함에 따라 즉각 해제해 모든 게 헌법 테두리 내에서 이루어진 일”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또 유혈 사태나 인명 사고가 단 한 건도 없었고, 정치인을 끌어내거나 체포한 시도조차 없었다는 점도 짚었다는 게 석 변호사의 전언이다.
석 변호사는 “대통령은 처음부터 계엄 상태를 오래 유지한다는 생각은 전혀 가진 적도 해본 적도 없다”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한 말이라며 “계엄을 유지하려고 하면 계엄 상태에서 행정, 사법을 어떻게 운영한다는 폴리티컬 거버닝 플랜(political governing plan), 즉 정치 프로그램이 있어야 할 것인데 전혀 준비한 적도 없고 실제 없었지 않느냐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계엄을 선포하기로 하고 지시를 하면서 막상 계엄선포를 하게 되면 국회에서 곧바로 해제 요구가 들어올 것을 예상했으며 대통령 스스로도 국회의 요구 시점이 어떻게 되든 계엄 상태란 것은 오래 끌 수 없는 일이고 또 그럴 생각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