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의 유일한 팔레스타인계 의원인 라시다 틀라입(민주·미시간) 하원의원이 최근 반유대주의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가 양당에서 빈축을 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하원은 7일(현지시간) 틀라입 의원에 대한 제재안을 놓고 표결을 부쳤다.
공화당의 리처드 매코믹 하원의원이 발의한 이 제재안은 찬성 234 대 반대 188표로 가결됐다. 찬성표 대부분은 공화당 의원들이었지만 민주당 의원 22명도 합세했다. 공화당 의원 4명은 반대표를 던졌고 민주당 의원 3명과 공화당 의원 1명은 기권했다.
틀라입 의원은 지난 3일 본인의 SNS 계정에 ‘강에서 바다까지’라는 문구가 담긴 동영상을 게재했다. 이 문구는 요르단강과 지중해 사이의 모든 땅에서 이스라엘을 몰아내야 한다는 뜻으로도 해석돼 논란이 일었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학살을 지지한다고 주장하는 영상을 올려 동료 민주당원들로부터도 비판을 받았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내 대랑학살 의혹을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틀라입 의원은 자신이 반유대주의적인 발언을 한 게 아니라 이스라엘 정부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행동을 비판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나는 의회에서 유일한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이며 내 관점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며 “내 비판은 항상 이스라엘 정부와 네타냐후 총리의 행동을 향해 있었으며, 이스라엘 정부에 대한 비판이 반유대주의적이라는 생각은 매우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감정에 북받쳤는지 한참을 침묵하다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버릴 수 없다”고 덧붙였다.
틀라이브 의원의 할머니는 아직도 1967년 이스라엘이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한 마을에 살고 있다.
그의 발언과 관련해 피트 아길라 민주당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틀라이브 의원의 발언에 엄청나게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난 움직임이 생산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 의회의 의원 징계는 상징적인 조치일 뿐 구체적인 처벌 내용은 없다. 이전에는 꽤 드문 일이었지만 최근에는 사례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민주당은 2021년 폴 고사르 공화당 하원의원이 민주당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민주당 하원의원을 살해하는 장면이 담긴 애니메이션 영상을 공유한 것을 놓고 그의 징계를 추진했고, 공화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권 기간에 대통령을 조사한 애덤 시프 민주당 하원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표결에 부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