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보건기구(WHO)에 자문을 제공하는 전문가단은 3일 중국을 향해 “현지 코로나19 상황 관련 보다 현실적인 그림을 원한다”고 촉구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WHO는 이날 바이러스 진화 관련 전문가 자문단과 중국 과학자들을 초청해 모임을 가졌다. 중국에서 어떤 변이가 유통되는지 자료도 제시됐지만, 회의 내용이 대중이나 언론에 공개되진 않는다.
WHO 자문단 소속 네덜란드 바이러스 학자 마리온 쿱만스 교수는 “우리는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보다 현실적인 그림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쿱만스 교수는 회의에 들어가기 직전 로이터와 가진 인터뷰에서도 “중국의 입원환자 수 등의 일부 데이터는 ‘매우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보다 신뢰할 수 있는 정보 공개는 중국 자체에도 이익이 된다는 게 전문가단의 주장이다.
자문단 소속 남아프리카공화국 과학자 툴리오 데 올리베이라 교수는 “물론 중국으로부터 더 많은 정보를 얻는 게 좋은데, 이것은 전 세계적으로 적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국제인플루엔자정보공유기구(GISAID)에 공개된 중국의 시퀀싱 데이터는 오미크론 파생 변이가 세계 다른 지역에서 지배종으로 자리잡은 변이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회의에는 중국 방역당국 과학자들도 참석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WHO 전문가단 회의는 국제적인 위원회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대규모 유행을 겪거나 신종 변이가 출현한 나라에서 정기적으로 브리핑을 받아 왔다.
그러나 쿱만스 교수에 따르면 지금까지 중국의 자료는 약 700건의 시퀀싱 데이터라는 극히 일부분만 받았다고 한다. 쿱만스 교수는 코로나19바이러스(SARS-CoV-2)를 추적하기 위한 글로벌 감시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지난달 로이터는 WHO가 중국 정부로부터 신규 코로나 관련 입원환자 데이터를 받지 못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일부 보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WHO가 발병 관련 정보를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남아공의 드 올리베이라 교수는 최근 여러 나라가 가한 중국발 입국자 규제도 비판했다.
그는 “팬데믹 3년간 우리가 할 일은 실수로부터 배우는 것”이라며 “어떤 나라가 더 많은 데이터를 공유하도록 장려하려면 가장 좋은 방법을 여행 제한이나 차별을 하지 않고 그들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팬데믹 기간 줄곧 취해온 고강도 방역 정책 ‘제로 코로나’를 지난달 초 완화한 뒤 확진자 폭증 사태를 겪고 있다. 베이징은 이미 2명 중 1명꼴로 감염됐다는 연구가 나온 가운데, 이날 상하이 유명 의사는 시내 감염률이 70%로 예상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실제 발표해온 확진자 집계는 전문가들의 연구 추정치와는 너무 상이했고, 이에 일본을 시작으로 우리나라와 미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중국발 입국자에게만 코로나19 의무 검진을 부활시키는 규제를 도입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