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디스플레이가 패널 가격 하락과 수요 둔화로 불황에 직면한 상황에서도 AI(인공지능)·메타버스 등과 관련한 혁신 스타트업에 연달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관련 기술 및 수요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며 구광모 회장 체제 출범 이후 ‘미래 먹거리’ 확보에 사활을 걸며 유망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해온 그룹 차원 행보에도 발을 맞추는 모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 3분기(7~9월)에 3개 스타트업에 총 100억여원을 투자했다. 이들 스타트업은 LG디스플레이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은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메타버스 디스플레이 등과 밀접히 관련됐다.
가장 최근 투자한 회사는 3D 입체 효과 연출이 가능한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등을 개발하는 ‘라이트 필드 랩(Light Field Lab)’이다.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라이트 필드 랩은 안경 없이도 홀로그램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솔리드라이트’(SolidLight)라는 최신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27억원을 출자해 이 회사 지분 0.9%를 확보했다.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메타버스 캐릭터 개발 플랫폼 ‘인월드 AI’(Inworld AI)에는 45억4800만원을 출자했다. 인월드 AI는 구글에 인수된 API.AI의 핵심 개발팀 등이 참여한 곳으로 메타버스, VR·AR, 게임에 활용되는 가상 캐릭터 제작 플랫폼을 개발한다. AI 기술을 활용해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것을 넘어서 고유한 성격이나 기억을 가진 가상 인간 개발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퀀텀닷(QD) 필름 소재 개발사 ‘이노큐디’에도 30억원을 투자했다. QD 디스플레이는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는 LCD 패널과 달리 자체 발광하고 여러 폼팩터 변화에 대응할 수 있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손꼽힌다.
LG디스플레이가 투자한 스타트업들은 주요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거 미래 성장 동력이 될 만한 혁신 기술을 보유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홀로그램 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가 독점으로 생산하는 투명 OLED 패널과, AI 가상인간 플랫폼은 회사가 개발 중인 AR·VR용 디스플레이와 사업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
불황 시기에도 지속된 스타트업 투자는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미래 먹거리 확보를 강조하는 LG그룹 기조와도 연관돼 있다. LG그룹은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통해 2018년부터 4년간 약 50곳 넘는 스타트업에 3500억원을 투자했다.
투자 분야도 AI, 인공지능, 배터리, 메타버스 등으로 다양하다. 올해 초에는 향후 3년간 1500억원을 투자해 스타트업 300개를 육성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미래 디스플레이 기술 확보와 발굴 차원에서 벤처 투자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