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 리더십이 1년새 벌써 네번째 바뀌었다. 카카오 리더십 변화는 골목상권 침해 및 스톡옵션 행사 등으로 회사의 위기 순간마다 국면 전환 역할을 했다. 그러나 데이터센터 화재에 따른 정전이 야기한 ‘카카오 서비스 장애’로 인한 리더십 변화는 그 여느때보다 뼈아프다. 일각에서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김범수 창업자가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1년새 네번째”…’창사 이래 최대 위기’
카카오는 지난해 11월 25일 여민수·류영준 공동대표를 내정하며 4년간의 여민수·조수용 공동 대표 체제를 끝냈다. 코로나19 수혜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한 카카오가 ‘미래 10년’을 준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러나 공동 대표에 내정된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가 스톡옵션 매도에 따른 ‘도덕적 해이’ 논란이 제기되며 카카오 리더십 개편은 50일도 안돼 막내리게 됐다. 이에 카카오는 지난 1월 10일 김범수 창업주의 복심인 남궁훈 전 카카오게임즈 대표를 단독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후 카카오는 지난 7월 ESG경영 및 사회적 책임 강화를 위해 홍은택 각자대표를 선임했으나, 남궁훈 대표가 카카오 먹통 대란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서 3개월간의 각자대표 체제를 마무리했다.
1년채 리더십이 네번이나 바뀐 것은 역설적으로 카카오의 위기감이 고조됐다는 얘기다. 실제 남궁훈 대표는 사임의사를 밝히면서 “창사 이래 최대 위기 상황에서 어떠한 책임을 져야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다”고 언급했다. 최근 카카오를 둘러싼 위기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
이제부터 카카오는 홍은택 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그동안 무너진 신뢰 회복의 기반을 마련하고 그동안 중점적으로 진행해온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해야 하는 일에 매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발방지소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남궁훈 대표는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는데 그 어느 때보다 크고 오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창업자 김범수 등판할까
김범수 창업자는 지난 3월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며 경영 일선에서는 손을 뗀 상황이다. 현재 이사회 의장은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 대표 겸 카카오 CAC센터장이 맡고 있다.
김범수 창업자가 의장직에서 물러난 것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 공략 강화를 위한 행보다. 그가 의장직에서 내려오면서도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 역할과 카카오픽코마 사내이사직은 유지 한 것 역시 픽코마를 필두로 글로벌 시너지 극대화 전략을 펼치기 위해서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이어저온 각종 악재들로 인해 카카오는 그 여느때보다 녹록치 않은 상황에 놓여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따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김 센터장이 나서 미래지향적 혁신의 방향성을 제시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김범수 창업자는 지난 1월 “카카오는 오랫동안 쌓아오던 사회의 신뢰를 많이 잃고 있는 것 같다”며 “우리 사회가 본래부터 카카오에게 기대하는 것, 미래지향적 혁신을 잘하는 것이야말로 신뢰 회복을 위한 첩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로선 김 센터장이 당장 복귀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오는 24일 이번 먹통 대란을 질의하기 위해 열리는 국정감사에서 입장을 전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홍은택 대표는 “김범수 창업자가 경영에 관여 안 하고 있다.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 문제에 대해 지금 비대위가 꾸려졌고, 김범수 의장의 입장은 24일 국정감사에서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