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람들은 미생물이 얼마나 빠르고 자유롭게 퍼져나가는지, 위생과 청결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반려동물의 빠진 털, 비듬 및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잡아내는 기술을 선보이게 됐습니다.”
모니카 스투첸(Monika Stuczen) 다이슨 미생물학 선임연구원은 5일 뉴스1과의 서면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달 중순 다이슨이 출시한 다이슨 반려동물 전용 청소기 부품 ‘펫 그루밍 툴’과 ‘엉킴 방지 클리너 헤드’ 개발에 참여했다. 이 제품은 반려동물을 빗질하며 털·비듬·알레르기 유발물질을 잡아내도록 한 제품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정에 특화된 청소 도구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다이슨이 지난 2월 발표한 ‘글로벌 먼지 연구’에 따르면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한국인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이 침대에서 반려견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전 세계 평균치(36%)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였다. 그럼에도 반려견과 함께 생활하는 공간인 침대나 매트릭스를 청소기로 청소한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전 세계 평균 수치에 비해 낮았다.
스투첸 연구원은 “반려동물이 몸을 핥을 때 털에 묻는 침 속의 단백질이나 반려동물의 각질을 먹고 자라는 집먼지 진드기는 주요한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될 수 있다”며 “펫 그루밍 툴을 통해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정이 털·비듬 등 위생 문제 원천을 미리 관리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고 했다.
스투첸 연구원이 속한 다이슨 미생물학 연구팀은 20년 가까이 가정환경에서 발견되는 먼지와 파편의 성분을 주요 조사 대상으로 삼고 연구와 실험을 진행해왔다. 연구에서 도출한 결과는 상용화 과정을 거쳐 다이슨 무선청소기 제품의 성능 개선에 활용한다. 이번 반려동물용 툴 개발 과정에서도 미생물학 연구팀은 반려동물별 털·비듬·알레르기 유발물질의 특성을 파악해 이를 제품 개발에 적용했다.

스투첸 연구원은 “전 세계 가정에서 먼지와 반려동물 털 샘플을 수거하고, 청소기로 어떤 것을 제거해야 할지 수많은 연구를 진행했다”며 “최신 주사 전자 현미경(SEM)을 사용해 여러 종의 강아지와 고양이는 물론, 알파카·양·말·토끼 등의 털 사이즈, 질감, 구조가 어떻게 다른지 분석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로부터 나오는 알레르기 유발물질 또는 박테리아의 특성이 어떤지도 연구했다”고 덧붙였다.
‘실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됐다. 스투첸 연구원은 “업계에서 사용하는 표준물질뿐 아니라 실제 가정집에서 발견되는 먼지로 제품 테스트를 했다”며 “반려동물의 털이나 비듬과 같은 유기물이 집 먼지와 엉키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제품이 작동하는 데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를 기반으로 털이 엉키는 것을 막아주는 정교한 각도의 브러시나 정전기를 방지하는 필라멘트 등의 부속품을 개발할 수 있었다는 게 다이슨 측 설명이다.
스투첸 연구원은 ‘에어랩’, ‘슈퍼소닉’ 등 다이슨 헤어 제품 개발에 참여한 이력이 이번 연구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반려동물의 털과 사람의 모발은 구조적으로 비슷할 뿐 아니라, 굵기도 유사하다”며 “사람의 모발에 대해 연구하고 분석해 왔던 경험이 반려동물 털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데 좋은 토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스투첸 연구원은 “기존 제품들의 성능을 개선하고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 사람들이 쾌적하고 위생적인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궁극적으로 사람들의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