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데이터 전담 조직을 신설한 LG유플러스가 구글·아마존 등의 빅테크 기업과 같이 데이터·인공지능(AI) 사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9일 LG유플러스는 서울 용산구 소재 LG유플러스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데이터·AI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앞서 LG유플러스는 AI 개발 및 데이터 분석 등을 전담하는 최고데이터책임자(CDO) 조직을 신설했다. 조직의 수장으로는 미국 델타항공, 다이렉TV(DirecTV), AT&T, 워너미디어 등을 거친 데이터 분야 전문가 황규별 CDO를 영입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황 CDO는 주요 사업 전략으로 △소상공인 특화 AI컨택센터(CC) 서비스 출시 및 데이터 상품 경쟁력 강화 △프로덕트 중심의 애자일 조직 개편 △개발역량 내재화를 위한 우수인재 두배 확대 등을 제시했다.
◇AICC·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경쟁력 강화
우선 AICC 사업의 경우 소상공인 특화 AI 콜봇 서비스 ‘AI 가게 매니저’를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LG유플러스의 AICC 사업에는 AI 콜봇, 챗봇, 상담어드바이저, 커넥티드카 등의 서비스가 있다.
오는 8월 출시 예정인 AI 가게 매니저는 AI가 전화로 고객을 응대하는 서비스다. 예컨대 식당 예약 전화가 오면 AI가 예약시간, 메뉴 등을 정리해 점주에게 자동으로 알려주는 식이다.
특히 스몰 오피스 홈 오피스(SOHO) 전용 상품 ‘U+우리가게패키지’를 출시하며 소상공인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가운데 AI 가게 매니저를 통해서도 AICC 서비스를 본격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데이터플러스’와 ‘U+콕’ 등의 데이터 서비스 경쟁력도 강화한다. 데이터플러스는 가입자 특성·미디어소비·이동패턴 등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용자의 라이프스타일 및 수요를 분석하는 기업 간 거래(B2B) 빅데이터 서비스다.
지난 4월 출시된 데이터플러스는 교육전문기업 대교의 보습학원 ‘눈높이러닝센터’ 1248곳의 입지를 선정하는데 활용됐다. 유초등학습지 브랜드인 ‘윙크’를 운영하는 단비교육에도 도입될 예정이다. 국립현대미술관에는 분석 리포트를 제공 중이며 뮤지컬 공연기획사와도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
아울러 이달 중에는 U+콕 전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도 선보일 예정이다. 빅데이터 기반 맞춤형 상품 추천 쇼핑 플랫폼 U+콕은 지난해 4월 대비 1년 새 거래금액이 4배 이상 성장했다. 특히 월평균 이용자 수(MAU)는 44만명을 돌파했고 재구매율은 40%를 넘었다는 설명이다. 사용자 경험(UX) 개편에 이어 지난 5월에는 정기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민한 조직’으로 개편…전문 인력도 두배로 확대
이처럼 빅데이터·AI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조직 구조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황 CDO의 판단이다.
황 CDO는 “이러한 프로덕트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스타트업처럼 애자일하고 민첩하게 움직이는 게 필수”라며 “CDO는 현재 200여명이 20여개 이상의 팀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팀에 배속된 전문가들이 기획·개발·출시까지 사업전반에 대한 전략과 예산의 자율권을 보장받는 조직운영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LG유플러스는 프로덕트 중심의 애자일(agile) 조직으로 개편한다. 이는 아마존웹서비스(AWS)·구글·토스 등 테크기업들이 도입한 시스템으로 시장과 고객의 변화에 기민하게 움직이는 구조다.
특히 여러 조직에서 모인 구성원들이 함께 일하는 가상조직(Virtual Team)을 구성해 목표달성을 위해 일한다는 방침이다. ‘프로덕트 매니저'(Product Manager)’는 니즈 파악과 사업 성과 창출을, 개발자는 기술개발에 집중하는 식이다.
LG유플러스는 외주와 제휴에 의존하던 개발 역량을 내재화하는데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오는 2024년까지 AI·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데이터·플랫폼 엔지니어, 소프트웨어·기계학습 상용 적용(SW/ML-Ops) 엔지니어 등 200여명의 인력을 채용해 현재 인원의 두배 수준인 400명까지 전문인력을 확대한다.
아울러 산학협력 인턴십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개발자들과 유기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데브렐(DevRel) 활동도 강화한다. 개발자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으로 우수 인재를 확보하려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추세에 발맞추겠다는 구상이다.
황 CDO는 “초개인화, 초연결과 같은 폭발적인 고객 니즈에 선제 대응하는 자기 완결형 조직이 되려면 소프트웨어 역량은 반드시 내재화가 필요하다”며 “나아가 데이터와 디지털 능력을 기반으로 일하는 문화를 도입하고 LG유플러스가 보유한 AI와 데이터가 전략적인 자산이 될 수 있도록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