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1983년 모 본당에서 한국인 첫 사제인 김대건 신부의 유해를 전시하던 중에 도난을 당한 사실을 전수조사 과정에서 확인했다고 지난 8일 밝혔다.
지난 3월 인터넷 거래 사이트에서는 ‘김대건 신부의 유해를 1000만원에 판다’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이에 서울대교구는 2021년 김대건 신부 유해의 전수조사를 실시해 중간결과를 공개했다.
전수조사에 따르면 따르면 서울대교구 내 85개 본당에 김대건 신부의 유해가 안치된 상태다. 1969~1996년 기록된 유해 분배 일지에 따르면 유해는 1969년부터 분배됐고, 1983년에는 이듬해 103위 시성식을 준비하기 위해 유해가 대량 분배된 것이 확인됐다.
서울대교구 대변인 허영엽 신부는 “가톨릭 역사가 오래된 유럽에서는 성인의 유해를 사제나 수녀가 나눠 갖는 것은 전통이자 관행”이라며 “무분별하게 분배된 것이 아니라 교회의 책임자들이 관례와 전통에 맞게 분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사 과정에서 1983년 김대건 신부의 유해가 도난당한 사실도 확인했다. 교구 측은 “유해를 수령한 사람의 자세한 신상정보가 없고, 당시 교회의 책임자들 대부분이 선종한 상태라 증언을 수집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서울대교구는 “유해 보존 상황을 좀 더 분명하게 감독해 가짜 유해의 유통을 방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 성인의 유해를 소유하고 계신 이들이 2022년 9월 순교자성월까지 서울대교구 사무처에 신고하거나 교구에 봉헌하여 유해를 필요로 하는 국내외 성당에 모실 수 있도록 권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