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를 위해 관련 연구소에 힘을 싣고 있다. 삼성안전환경연구소가 9년 만에 명칭을 바꾸고 엠블럼, 홈페이지 등도 새단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선 ESG 전략 구상을 위한 전문 인재 확보에도 나섰다. 2050년까지 모든 사업장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사용하는 ‘RE100’ 가입 여부 등 ESG 관련 전략을 섬세하게 수립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글로벌리서치 산하 삼성안전환경연구소는 올해 들어 삼성ESH(환경·안전·보건)전략연구소로 명칭을 바꿨다. 글로벌 환경경영, 건강한 삶터, 안전한 일터 등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핵심 가치를 강조한 이름이다.
사명 변경 이후 연구원 엠블럼도 손봤다. 삼성의 안전보건 가치와 환경보호에 대한 의지를 표현하는 ‘S’자가 푸른 지구를 감싸는 기본 형태를 유지하되, 입체감을 더하고 시인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삼성ESH(환경·안전·보건)전략연구소의 모태는 1993년 7월 삼성엔지니어링 산하에 설립된 삼성지구환경연구소다. 고(故) 이건희 회장이 신경영 선언 당시 “최고의 제품에 환경적인 측면까지 고려해 인류사회에 공헌해야 한다”며 녹색경영을 강조한 직후 세워졌다.
설립 20년만인 2013년 삼성엔지니어링 산하에서 삼성그룹 직속 조직으로 편재되며 이름이 삼성안전환경연구소로 변경됐다. 초기 기후변화, 기상정보 위주에서 안전·환경 정책 변화에 대응하고 그룹사 사업장 안전·환경 전략을 짜는 등 연구 범위도 넓어졌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가치가 기업 경영의 주요 화두로 떠오른 올해 명칭 변경 등 9년 만의 변화를 모색하며 역할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부터 반도체(DS) 사업 조직도에 ‘환경안전연구소’도 포함하며 환경정책 관련 연구소에 힘을 싣고 있다. 삼성 ESH(환경·안전·보건) 전략연구소와는 별개의 기관으로, 반도체 사업장 안전·환경 이슈를 전담하는 기관이다. 삼성전자는 DS사업부 내에서 환경안전연구소를 자체적으로 운영해왔지만 지난해 이 연구소가 산업기술진흥협회 인가를 받으면서 연구소 이름을 공식 조직도에 노출했다.
최근엔 환경정책 전문가 채용을 시작하며 인재 모시기에도 나섰다. 삼성ESH전략연구소는 이달 7일부터 19일까지 환경 분야 경력직 지원을 받는다. 환경 분야 박사학위자나 공공기관, 기업 등 환경정책 수립 및 진단업무 5년 이상 경력보유자가 지원대상이다. △환경 관련 신기술 파악 △기술 타당성 분석 △환경 정책 리서치 △사고 예방을 위한 환경시설 진단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들 연구소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제조계열사부터 삼성생명·삼성화재 등 금융계열사의 전반적인 ESG 전략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2050년까지 모든 사업장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사용하는 ‘RE100’ 가입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만큼 ESG와 관련한 그룹 차원의 싱크탱크 역할이 더욱 중요한 시점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투자사를 중심으로 국내외 전방위적으로 RE100 가입 압박을 받고 있지만 한국과 베트남 등 재생에너지 조달이 어려운 일부 국가 사업장 상황상 가입 여부와 시점을 저울질 중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 호암상 시상식에서 RE100 참여 시기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하나하나 이야기하긴 그렇고 전체적으로 해서 큰 선언을 하게 될 것 같다”며 “좀 기다려달라”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