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이 수술이나 외상, 화상으로 인해 몸에 남는 흉터를 근본적으로 억제·치료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잇따라 제시하며 난치성 흉터치료를 위한 새 길을 열고 있다. 최근에는 고혈압이 있으면 혈압이 정상인 사람보다 흉터가 남기 쉽다는 사실이 규명됐다.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은 나은영 본원 성형외과 교수팀이 혈압을 낮추는 항고혈압제를 다양한 형태로 활용하는 흉터억제 동물연구를 통해 흉터와 고혈압과의 상관관계를 규명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팀은 쥐와 토끼의 흉터를 이용한 연구를 해, 그동안 가설로만 존재했거나 연결 고리가 명확하지 않았던 흉터와 고혈압 간의 연관성을 밝혀냈다.
연구팀이 정상혈압 쥐와 고혈압을 가진 쥐를 △정상혈압군 △정상혈압-고혈압약제 투여군 △고혈압군 △고혈압-고혈압약제 투여군 등 4개 그룹으로 나눠 쥐에서 발생한 흉터 양상을 분석한 결과, 고혈압군에서 피부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튀어나오는 흉터 돌출지수가 정상혈압군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고혈압-고혈압약제 투여군에서 흉터 돌출지수를 비롯한 흉터 관련 모든 지표가 정상혈압군 보다 낮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고혈압 약제를 활용하는 방법에서도 흉터 억제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비후성 반흔'(외상이나 화상·수술 후 생긴 흉터가 부풀어 오른 것)이 있는 토끼를 고혈압 약제의 활용 형태에 따라 다섯 군으로 분류해 흉터 치료의 양상을 분석 결과, 고혈압 약제와 실리콘을 연고 형태로 함께 사용한 군에서 흉터가 가장 효과적으로 억제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합병증 없이 흉터 억제 효과를 유도하는 고혈압 약제 발굴과 적정 농도 확보를 위한 연구를 추가적으로 하고, 더욱 효과적으로 흉터 부위에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다양한 경피적 약물전달 시스템(TDS) 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다.
나 교수는 “흉터와 고혈압의 연관성을 더욱 명확히 하고 약제를 다양한 형태의 치료제로 개발해 인체에 안전하게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흉터는 남기는 게 아닌 꼭 치료해야 할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치료제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사회 경제적으로 환자들이 얻을 이익이 매우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
흉터란 손상된 피부가 치유되며 남는 흔적을 말한다. 외상이나 화상 또는 각종 질병의 치료를 위한 수술이나, 미용 수술 과정에서 피부의 진피층까지 손상을 입은 경우 비정상적으로 피부조직이 증식하면서 튀어 올라오는 병적인 흉터가 남는다.
병적인 흉터는 난치성 질환으로 신체에 광범위하게 나타날 뿐만 아니라 가려움과 통증 등을 유발해 삶의 질에 영향을 주고, 환자들의 자신감을 떨어트리기도 한다. 수술 결과가 좋더라도 흉터가 심하게 남는 경우 수술 자체에 대한 불만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병적인 흉터의 치료는 피부 이식과 피판술 등 수술적 치료, 스테로이드 등을 투여하는 주사요법, 실리콘이나 양파추출물을 바르거나 붙이는 방법 등 다양한 시도가 이뤄졌다.
하지만 잦은 재발과 피부 합병증, 적은 치료반응으로 인해 확립된 치료 방법이 없었다. 또한 스테로이드 호르몬 같은 성장인자 등 각종 약제를 활용한 접근이 있었으나 투여 경로와 농도에 대한 기준이 없어 안전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SCI) 국제학술지인 ‘국제의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Medical Sciences)’과 ‘국제창상학회지(International Wound Journal)’ 최근호에 연이어 실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