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이름이 불렸을 때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첼로 연주자 최하영(24)이 세계 3대 클래식 음악 콩쿠르 중 하나인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직후 “너무 기쁘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하영은 수상소감으로 “그 어느 경연보다 퀸 콩쿠르의 관객들은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라며 “연주 내내 음악 축제에 참여한 기분이었다”고도 말했다.
퀸 콩쿠르의 심사위원장 질 르뒤르(Gilles Ledure)는 “콩쿠르에 참가한 모든 연주자들이 높은 수준의 연주를 들려주어 그 어느 해보다 풍성했다”며 “그럼에도 1위 수상자는 최하영”이라고 발표했다.
최하영은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환한 미소를 지으며 수줍은 듯 무대 위로 걸어 나와 감격스러워하며 관객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심사위원 한 명 한 명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었다.
그는 이번 콩쿠르 결선연주에서 지정곡으로 요르그 비드만(Jorg Widmann)의 미발표곡을 연주한 후, 자유곡으로는 연주하기 까다롭기로 유명한 비톨드 루토스와프스키(Witold lutoslawski) 협주곡을 선택하여 브뤼셀 필하모닉과 협연했다.

벨기에 현지 유력지 르 수아르(LE SOIR)는 최하영의 연주에 대해 “과감한 선곡에 환상적인 연주, 브라보”라고 극찬했다. ‘라 리브르 벨지끄’도 “힘차고 관능적이며 뛰어난 기교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첼로 부문에서 한국인이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하영은 우승 상금 2만5000유로(약 3370만원)를 받는다.
지난달 30일 시작돼 이날까지 6일간 이어진 콩쿠르 결선에는 모두 12명이 진출했는데, 이 중 한국인은 최하영을 비롯해 문태국, 윤설, 정우찬 등 4명이었다.
다만, 다른 3명의 한국 연주자는 1∼6위까지의 입상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결선 심사위원에는 첼리스트 정명화도 포함됐다.
한국예술영재교육원과 영국 퍼셀 음악학교를 거쳐 독일 크론베르크 아카데미를 졸업한 최하영은 브람스 국제 콩쿠르,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 국제 첼로 콩쿠르 등에서 우승하며 일찍이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한편 치열한 경쟁 끝에 2위는 이바이 첸(21·중국)이 차지했다. 이어 마르셀 요하네스 키츠(27·에스토니아), 올렉시 샤드린(29·우크라이나), 페타르 페이치치(20·세르비아), 브라이언 쳉(25·캐나다)도 입상에 성공했다. 이들은 브뤼셀과 안트워프 등 벨기에 전역에서의 연주 기회를 얻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