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지방 권력은 6·1지방선거 후 완전히 재편됐다.
4년 전 구청장 25개 중 1개를 가져가는 데 그쳤던 국민의힘은 이번에 무려 17개 구청장직을 차지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구청장은 3분의 1 토막이 났다.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에 당선된 국민의힘 구청장은 △종로 정문헌 △중구 김길성 △용산 박희영 △광진 김경호 △동대문 이필형 △도봉 오언석 △서대문 이성헌 △마포 박강수 △양천 이기재 △강서 김태우 △구로 문헌일 △영등포 최호권 △동작 박일하 △서초 전성수 △강남 조성명 △송파 서강석 △강동 이수희 등 17명이다.
민주당 구청장은 △성동 정원오 △ 중랑 류경기 △ 성북 이승로 △강북 이순희 △노원 오승록 △은평 김미경 △금천 유성훈 △관악 박준희(이상 이름순) 등 8명이다.
◇민주당 24개→8개…살아남은 현역 7인
민주당 구청장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24명에서 이번에 8명으로 대폭 줄었다. 이순희 강북구청장 당선인을 제외한 현역 7명이 살아남았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민선 8기 유일한 3선 구청장이 됐고, 류경기 중랑구청장 등 나머지는 재선을 달성했다.
민주당이 서남권과 강북권 일부 텃밭을 지켜낸 가운데 ‘마용성’ 중 한 곳인 성동구는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60.9% 득표율로 표를 몰아주고도 구청장은 민주당 후보를 선택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성동구에서 이재명 후보에 압승했다. 정원오 구청장의 득표율 57.6%는 당선된 민주당 후보 가운데 가장 높다. 삼표레미콘 공장 철거 등 정 구청장의 개인기가 통했다는 해석 등이 나온다.
◇대선에선 이재명 뽑더니…민주당 텃밭에 꽂힌 조국 저격수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체 자치구·동에서 송영길 민주당 후보를 압도했다. 국민의힘 구청장 당선 결과는 오 시장의 압도적 기세에 미치진 못했지만 3선 연임 제한으로 무주공산이 된 자치구 8곳 중 7곳에서 승리하는 성과를 냈다.
특히 진보 성향이 강한 서남권과 강북권 일대에서의 민심 이탈이 눈에 띈다. 무주공산 8곳 중 구로와 강서, 도봉, 동대문, 서대문구는 12년간 민주당 구청장이 구정을 운영해온 민주당 강세 지역이지만 이번에는 국민의힘이 해당 지역 구청장을 석권했다.
김태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당선인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을 폭로해 ‘조국 저격수’로 불린 인사다.
민주당 국회의원이 내리 3선을 하고 지난 세 차례의 대선에서 민주당을 지지했던 도봉구는 김선동 전 국회의원 정책보좌관 출신이자 국민의힘 서울시당 대변인을 지낸 오언석 국민의힘 후보를 구청장으로 선출했다.
◇’득표율 차이 1%포인트 내’ 초접전 자치구는
민주당 현역 구청장 일부는 1%포인트 미만의 최소 격차로 신승을 거뒀다.
무주공산 8곳 중 민주당이 유일하게 승리한 강북구의 경우 민주당 소속 이순희 당선인이 49.74%를 득표해 이성희 국민의힘 후보(49.41%)에 0.33%포인트 차이로 승리했다. 표 차이는 439표.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접전이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도 50.26%로 정태근 국민의힘 후보(49.73%)에 신승을 거뒀다. 득표율 차이는 0.53%포인트(1039명)였다.
김길성 국민의힘 서울 중구청장 당선인은 개표 내내 현역인 민주당 서양호 중구청장에 밀리다가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김 당선인의 득표율은 50.40%로 서 구청장(49.59%)과의 득표율 차이는 0.81%포인트(489표)였다.
최대 격차를 보인 자치구는 4년 전 지방선거 당시 유일하게 국민의힘 구청장이 선출된 서초구였다.
전성수 국민의힘 서초구청장 당선인의 득표율은 70.87%로 김기영 민주당 후보(29.12%)에 41.75%포인트 앞섰다.
조성명 국민의힘 강남구청장 당선인은 70.39% 득표율로 정순균 민주당 강남구청장에 40.79%포인트 차이로 승리했다.

◇오세훈과 인연은 누구…국회의원·국정원 출신도
구청장 당선인 중 오세훈 서울시장과 과거 인연을 맺었던 인사도 있다.
김경호 광진구청장 당선인은 광진구 부구청장에 이어 서울시 도시교통실장, 시의회 사무처장 등을 역임한 오 후보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서울시 1급 출신인 서강석 송파구청장 당선인 역시 오 시장과 가깝다.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현재 민주당 소속이지만 과거 서울시에서 오 시장의 비서실장 등을 맡기도 했다.
체급을 낮춰 기초자치단체장에 도전한 국회의원 출신 두 명도 서울 민선8기 구청장으로 입성했다. 국민의힘 정문헌 종로구청장 당선인은 17대·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 당선인도 재선 국회의원 출신이다.
국민의힘 이필형 동대문구청장 당선인은 첫 국정원 출신 구청장이 됐다. 이 당선인은 노무현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