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선수 출신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안은주씨(54·여)가 폐 질환을 앓던 끝에 3일 새벽 세상을 떠났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 피해자 중 1774번째 사망자다.
안씨는 옥시레킷벤키저의 ‘옥시싹싹 가습기당번’을 사용하다 2011년 쓰러져 ‘원인미상 폐질환’ 진단을 받았다.
안씨는 폐손상 3단계 판정을 받아 긴급지원대상으로 선정돼 피해구제를 인정받았지만 옥시 측으로부터 배상과 보상을 받지 못했다.
안씨는 2015년 10월과 2019년 11월 두 차례 폐이식 수술을 받았다. 이때 생긴 합병증으로 목절개 산소발생기를 착용하면서 목소리를 잃고 병원에서 투병하던 중 이날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는 투병 중에도 가습기 살균제 피해대책과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운동에 앞장서왔다. 목소리를 잃은 후에는 손글씨로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알려왔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이날 여의도 옥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월 말 피해자단체와 기업간 협의·조정을 통해 조정안이 나와 최소한의 피해 지원이 있기를 기대했지만 옥시와 애경이 거부해 물거품이 된 상황에서 안씨가 사망해 너무나 안타깝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