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천배제(컷오프) 논란’을 이겨내고 29일 당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됐다. 출마 선언 이후 당내 비토론이 상당했지만 ‘삼수 당 대표’라는 이력에 걸맞은 특유의 돌파력이 이번에도 통했다.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송 전 대표가 선출됐다고 발표했다. 송 전 대표는 가상 대결 형식의 100% 여론조사로 실시된 경선에서 김진애 전 의원을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송 전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되기 까지의 과정은 험난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물러난 후 출마 선언을 한 터라 당내 시선이 곱지 않았다.
송 전 대표의 차출설이 나왔을 때부터 곳곳에서 쓴소리가 터져나왔다.
송 전 대표와 40년 지기이자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 대표 격인 우상호 의원은 “큰 선거 패배를 책임지고 물러난 지도부가 다음 선거 전략공천을 받아 출마하는 경우는 없다”고 직격했고, 안민석 의원은 “서울과 아무런 정치적 연고가 없는 분이 출마하는 건 생뚱맞게 보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당내 비판에도 송 전 대표가 주소지를 서울로 옮겨 출마를 공식화하자 지도부내에서도 송 전 대표를 겨냥한 공개적인 발언이 나왔다.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전 당 대표도 마찬가지로 후보자 등록을 했다”며 “우리 민주당이 과연 대선에 진 정당이 맞는지, 반성하고 책임질 자세가 돼 있는지 심각하게 되돌아봐야 한다”고 경고했다.
당내 비판에 고립된 송 전 대표였지만 그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치러지는 서울시장 선거를 ‘험지’로 규정, 당을 위한 헌신임을 강조하며 홀로서기에 나섰다.
하지만 비토는 계속됐다. 서울 지역 의원들까지 송 전 대표의 출마에 집단적으로 우려를 표하고 나서자 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는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박주민 의원과 함께 송 전 대표를 공천배제한다는 초강수를 뒀다.
비대위가 전략공관위의 결정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다른 광역단체장 경선에서도 ‘불복’이 이어질 우려가 있었던 만큼 당시 컷오프 번복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송 전 대표는 정면돌파를 택했다. 공천배제 결정이 나오자마자 송 전 대표는 “지방선거를 사실상 포기하고 민주당을 파괴하는 자해행위가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재명 상임고문의 2030 여성 지지자인 ‘개딸’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엎고 되레 당 지도부 압박에 나섰다.
그는 자신의 공천배제에 대해 “사실상 이재명 상임고문의 정치복귀를 반대하는 선제타격의 의미가 있다. 적절하지 않다”고 강경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재명 지지층’을 등에 업은 송 전 대표의 강공에 결국 지도부는 전략공관위의 컷오프 결정을 수용하지 않고 경선으로 후보를 선출하기로 했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마저 출마를 고사하면서 기사회생한 송 전 대표에 대한 당내 여론도 상당 부분 긍정적으로 돌아섰다. 당내 비주류로 삼수 끝에 당 대표가 된 송 전 대표의 끈기가 다시 한번 유효타를 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