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실력’ 우선의 내각 구성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당청 관계를 정립하며 취임 초반 국정 동력을 확보할 것이란 전망이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이르면 오는 10일, 늦어도 다음주 초·중반쯤 부처 장관 후보자를 일괄 발표한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전날(5일) 기자들과 만나 “(장관 후보자들이) 이주 후반에 낙점되고 통보되면 윤 당선인과 만나서 이야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경제부총리만 발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인사 제청권을 행사하기 위한 실무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하마평에 오른 부처 장관 후보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실력있는 전문가’의 대거 중용이 예상되는 분위기다.
인수위원회 안팎에 따르면 경제 파트에서는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인수위 기획조정분과 간사)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이창양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 △국토교통부 장관에 김경환 전 국토부 1차관-심교언 건국대 교수(인수위 부동산TF 팀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 이승섭 카이스트 교학부총장-신용현 인수위 대변인-김창경 인수위 과학기술교육분과 인수위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외교·안보 파트에서는 △외교부 장관 박진 국민의힘 의원 △국방부 장관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종섭 전 합동참모본부 차장(인수위 외교안보 인수위원)-김용우 전 육군참모총장 △통일부 장관 김병연 서울대 교수-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 △국가정보원장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 등이 후보군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장관에는 현역 의원을 임명할 가능성이 적어진 가운데 권익환 전 서울남부지검장, 구본선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조상철 전 서울고검장, 한찬식 전 서울동부지검장, 강남일 전 대전고검장 등 전·현직 검찰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거론되는 인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검증된 실력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추경호 의원의 경우 기재부 1차관과 국무조정실장(장관급) 등을 역임하고 당 원내수석부대표로 활동하는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꼽힌다.
이창양 교수는 행정고시 29회 수석 합격자로 산업부 등에서 15년간 공직 생활 후 지난 2000년부터 카이스트 교수로 재직한 공직과 학계를 모두 경험한 인물이다.
‘외교관’ 출신인 박진 의원은 국회 상임위 활동의 대부분을 국방위(간사)와 정보위, 통일외교통상위(위원장)에서 보냈다. 지난 17대 대통령직인수위에서 외교통일안보분과 간사를 지낸 그는 윤 당선인의 한미정책협의대표단 단장을 맡아 방미길에 오른 상황이다.

장관 인선 직전에 열리는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8일) 결과는 당정청 관계를 설정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4선의 권성동 의원과 3선의 조해진 의원이 후보로 나선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권 의원의 우세를 점치는 분위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권 의원은 ‘윤핵관'(윤 당선인 핵심 관계자) 세 명 중 한 명”이라며 “지방선거뿐만 아니라 2년 후 열릴 총선 등을 고려하면 의원들이 권 의원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권 의원은 전날 원내대표 출마 기자회견에서 윤 당선인에게 할 말은 하는 원내대표가 되겠다며 “당이 국정 운영의 중심에 서겠다”고 강조했다.
‘윤핵관’에 대한 비판 여론이 있다는 점을 일정 부분 수긍한 그는 “당선인과 인간적 신뢰 관계가 있는 사람이 (원내대표를) 해야 갈등과 오해의 소지를 없앨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 의원이 큰 표차로 원내대표에 선출될 경우 윤 당선인의 당내 그립감도 강해지면서, 당정청 ‘원팀’ 기조가 더 공고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윤핵관’ 중 한 명인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국회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확고히 하면서 당내에서 윤 당선인의 영향력은 더욱 막강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마지막 퍼즐은 대통령 비서실 조직 인선이다. 윤 당선인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장 실장의 ‘비서실장 직행’에 대해 “현역 의원인데 전혀 근거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윤 당선인의 발언을 살펴보면 현역 의원에서 비서실장을 점찍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도 “권영세 의원 등 현역 의원이 거론되고 있는데 비서실장을 하려면 의원직을 내려놔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며 “그래서 원희룡 기획위원장이나 장성민 특보 등이 거론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 위원장이나 장 특보 모두 윤 당선인과 교감이 되는 인물인만큼 윤 당선인이 안정적으로 청와대를 이끄는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당정청 모두 윤 당선인의 의중이 반영된 삼각구도가 펼쳐질 수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