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이 서식지가 다 타버렸다. (복원하려면) 최소 10년은 걸리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60대 남성 이재민)
경북 울진군 일대의 대형산불로 집을 잃고 울진국민체육센터로 대피해 있는 60대 농민 A씨는 8일 기자를 보자 하소연을 했다.
A씨는 “울진에서 불이 난 곳이 국내의 대표 송이 주산지인데 이번 산불로 모두 타버렸다”고 울상을 지었다.
A씨는 이어 “여기 주민들은 대부분 송이를 캐고 팔아서 살아왔는데 삶의 기반이 다 무너져버렸다”고 한탄했다. 그는 눈물을 글썽이며 “언론에서 송이 농가의 아픔을 잘 써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경북 울진·삼척 화재로 송이 서식지가 타버리자 농민들이 망연자실하고 있다. 울진은 인근 영덕과 함께 송이의 주생산지로 꼽힌다. 두 지역의 채취물량만 전국 송이 생산량의 40% 수준이다. 지난해 울진에서 생산한 송이는 대략 1만2000kg으로 28억8600만원 규모다.
울진군 산림조합 관계자는 “송이를 채취하고 판매를 하는 사람들까지 송이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이 많다”고 걱정했다.
울진군에 따르면 울진은 화강암과 편마암이 풍화된 고운토질(마사토)과 동해의 공기가 융화돼 향이 좋은 송이를 생산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울진군청은 “타지역에서 생산되는 송이에 비해 울진 송이는 표피가 두껍고 단단하며 특유의 향이 진할 뿐 아니라 오래 둬도 맛이 변하지 않아 송이 중 으뜸”이라고 강조한다.
울진이 자랑하는 송이지만 앞으로 장기간 채취가 불가능해 송이농가는 큰 타격을 받게 됐다. 특히, 이번 산불피해가 큰 지역은 울진 북면, 금강송면 등 송이를 주로 생산하는 곳이다.
게다가 송이산지는 한 번 훼손되면 최소 10년에서 30년 정도 지나야 복원이 된다고 한다. 따라서 산불피해를 본 곳들은 한동안 송이 채취가 불가능하게 된 것이다.
송이 채취로 생계를 이어가는 주민들은 정부의 대책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경북도 역시 송이 피해와 관련해 대책 논의에 나섰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전날 뉴스1과 만나 “중앙대책본부에서도 논의했는데 송이는 20년 동안 (앞으로) 생산이 안 되기에 피해보상을 어떻게 해야 할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