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근 후 나를 반겨주는 가상비서의 도움 아래, 입었던 옷과 신발을 LG스타일러에 담는다. 의자에 누우니 나를 둘러싼 삼면의 디스플레이가 해변가로 바뀌며 휴식을 돕는다. 가상 비서에게 보쌈 배달을 주문하고, 영화관 모드를 선택해 우주 영화를 재생하니 나를 삼면의 디스플레이가 순식간에 우주로 바뀐다. 우주 한가운데 선 기분이다.
영화에서나 가능할 것 같은 이 모든 경험은 LG전자의 미래형 모빌리티에서 일어날 시나리오다. ‘자동차와 집, 그 사이’를 지향하는 미래 자율주행차 콘셉트 모델 ‘LG 옴니팟'(LG OMNIPOD)에서 말이다.

10일 LG전자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주최한 기술 콘퍼런스 ‘NEXT MOBILITY : NEMO 2022’에서 ‘LG 옴니팟’ 실물을 최초 공개했다. 옴니팟은 차량을 집의 새로운 확장공간으로 해석한 콘셉트 모델이다.
이날 행사장에서 참가자를 맞은 옴니팟은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미래지향적 디자인을 갖추고 있었다. 옴니팟 내부 규모는 약 3평. 작은 침대와 협탁 하나가 들어갈 정도의 크기다. 차량 내부에는 77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설치됐다.
LG전자는 옴니팟 내부를 ‘릴렉스 존'(휴식공간)과 ‘오피스 존'(업무공간)으로 구성했다. 이용자가 릴렉스 존에 앉으면 차량 전체가 순식간에 영화관으로, 오피스존에 앉으면 원격업무를 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뀐다.
이날 시연에 나선 황인영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 책임이 옴니팟 내부에 들어서자, OLED 디스플레이 한 면에 LG전자 가상인간 ‘김래아’가 등장했다. 이용자의 가상비서 역할을 하는 김래아는 황 책임에게 인사를 건넨 뒤, 그가 입은 옷과 신발을 LG스타일러에 보관할 것을 권유했다.
황 책임이 옷을 보관하고 소파 형태의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하자 그를 감싼 사면의 디스플레이가 해변가로 바뀌었다. “우주 영화를 한번 시청해볼까요?”라는 황 책임의 한 마디에 해변은 순식간에 우주 공간으로 바뀌었다. 차량 한 편엔 미니 냉장고가 마련돼 영화를 관람하며 음료를 마실 수도 있었다.

황 책임이 오피스존에 마련된 의자로 자리를 옮기자 내부 분위기는 순식간에 반전됐다. 업무를 위한 디스플레이가 등장하며 공간 조명이 한층 밝아진 것. 김래아는 황 책임 옆에서 그의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을 했다. 주변 환경이 변화할 때마다 김래아의 의상도 시시각각 바뀌었다.
LG전자는 ‘LG 옴니팟’을 이용자의 니즈(요청사항)에 따라 공간을 활용할 수 있게 기획했다. 황 책임은 “LG 옴니팟은 업무를 위한 오피스 공간이 될 수도 있고, 영화감상, 운동, 캠핑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개인 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 옴니팟의 또 다른 특징은 차량 내부에서 실제 쇼핑을 즐길 수 있는 메타버스 컨셉이 적용됐다는 것. 황 책임은 OLED 화면에 나타난 가상 식당을 통해 보쌈과 불고기를 주문했다. 황 책임의 제스쳐와 음성 지시를 확인한 김래아가 내역을 확인하고 주문을 완료하자, 좌측 하단에 ’20분 후 도착 예정’이라는 안내 문구가 떴다.

향후 옴니팟은 카카오모빌리티 플랫폼을 통해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LG전자의 옴니카 제작 과정에 참여해 카카오맵을 비롯한 각종 데이터를 제공했고, 향후 ‘카카오T’를 통한 호출 서비스를 지원하기로 했다.
황 책임은 “옴니팟은 국내에서 ‘레벨5 ‘ 자율주행이 가능해지는 순간 서비스될 수 있을 것”이라며 “LG전자가 그리는 (미래 지향적인 모빌리티) 미래는 2030년쯤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때는) 사람이 아닌 자동차가 계속 이동하게 될 것”이라며 이라고 말했다.
이날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기조 발언에 나선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미래 모빌리티 환경은 인간이 이동을 위해 차량을 호출해왔던 기존 모빌리티 환경을 넘어, 서비스와 사물이 인간을 찾아오는 환경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카카오모빌리티는 단순히 ‘이동 수단'(Mobility)을 고도화하는 것을 넘어, 기술로 일상을 바꿔나가며 회사에 주어지는 ‘더 많은 가능성'(More ability)에 주목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류 대표가 한 문장으로 정리한 회사의 지향점은 ‘모빌리티 너머의 세상'(Next Mobility)이다.
류 대표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사물과 서비스의 이동을 통해 불필요한 이동은 최소화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자율주행 기술로 차량을 보다 생산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혁신해 이동 경험의 질을 높이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