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르만 헤세가 쓴 동명의 소설을 각색한 뮤지컬 ‘나르치스와 골드문트’가 8일 서울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3관에서 개막한다.
오는 4월17일까지 공연하는 이 작품은 헤르만 헤세가 자신의 성장기 체험이 고스란히 담긴 ‘내 영혼의 자서전’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애정을 표현한 바 있다.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는 서로 전혀 다른 부류의 인간이다. 나르치스(박유덕·유승현·임별)가 늘 평온해 보이지만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으로 단단해지는 외유내강형 인간이라면 골드문트(강찬·김지온·안지환)는 온몸으로 세상에 부딪히며 스스로 서고자 하는 인간형이다.
나르치스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남다른 지적 깊이로 신의 진리에 다가가려 한다. 어느 날 수도원에 골드문트라는 감성적인 학생이 들어오고, 두 사람은 기질 차이를 넘어 영혼의 친교를 맺는다.
골드문트는 나르치스를 통해 자유로운 감수성을 깨치고 수도원을 떠나 여자들과 관계를 맺는 등 도덕적 속박에서 벗어난다. 그는 우연히 본 조각상에 감명 받아 장인 조각가 아래서 걸작을 만들지만 후계자가 되라는 청을 거절하고 다시 방랑의 길을 떠난다.
이후 총독의 애첩과 간통을 저지르다 발각돼 사형당할 위기에 처하지만 수도원장이 된 나르치스 덕분에 목숨을 구한다. 골드문트는 나르치스가 마련해 준 작업실에서 자신이 사랑한 여인들의 이미지를 집약한 마리아 상을 만든다.
윤상원 연출은 “고등학교시절에 이 작품을 처음 읽으면서 ‘죽음’에 사로잡혔다”며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를 그리스 신화 속 두명의 신 아폴론과 디오니소스에 빗대 참고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