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효진 수의사가 세계 19개국 178곳의 동물원 국립공원 동물보호구역을 정리한 책을 펴냈다.
신간 ‘동물복지 수의사의 동물 따라 세계 여행’은 저자가 동물원에서 5년간 재직하다가 그만두고 동물원의 존재 이유에 대해 스스로 답을 찾고자 전 세계를 돌아다닌 이야기를 담아냈다.
저자는 세계 19개국 178곳의 동물원·국립공원·동물보호구역을 다니며 동물을 만났다.
런던 동물원에 있는 펭귄 풀은 문화유산 1급 시설이지만 동물의 생태와 복지를 무시한 건축물이다. 이곳은 아름답지만 철저히 인간의 시선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현재 운영을 중단했다. 이는 과거 동물원의 결정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자는 보르네오 말레이곰 보전센터에서 쌍안경을 통해 멀리 큰 나무 위에 높이 올라가 있는 말레이곰을 보는 낯선 경험을 한다. 저자는 자연과 동물이 인간에게 무서운 존재여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는다.
이외에도 호주 시라이프 수족관, 힐스빌 생츄어리, 뉴질랜드 윌로뱅크 야생동물 공원, 말레이시아 세필록 오랑우탄 구조센터, 미국 샌디에이고 동물원, 신시내티 동물원, 베트남 포포즈 곰 보호구역 등 다양한 곳에서 저자가 경험한 내용이 소개된다.
앞서 저자는 수의대 졸업 후 양서류 항아리곰팡이 질병으로 석사를 마친 뒤 서울동물원에서 동물 큐레이터로 5년간 근무하다 그만뒀다. 그가 동물원에서 만난 동물들이 불행해보였기 때문이다.
방문객이 동물원에서 동물을 존중하는 마음보다 동물을 가두고 마음대로 다뤄도 된다는 암묵적인 인식을 배우고 떠난다는 생각이 저자를 힘들게 만들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동물원 방문객은 평균적으로 뱀 우리 앞에서 8초, 사자 1분, 코끼리 2분을 머문다. 인간이 눈도장 찍는 시간을 위해 동물은 전 생애를 고통 받는다.
동물원 동물뿐 아니라 여행지에서 사람을 태우다 구조된 코끼리는 사람을 싫어했고, 어린이동물원에 있다가 구조된 염소는 아이들을 싫어했다. 학대에서 구조되어 행복하게 사는 책 속 동물들의 모습은 우리에게 많은 의미를 전한다.
책은 순간의 즐거움을 위해 동물을 이용하는 게 아니라 동물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안내한다
◇ 동물복지 수의사의 동물 따라 세계 여행/ 양효진 지음/ 책공장더불어/ 1만60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