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이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3·9 국회의원 보궐선거 대구 중·남구 지역구에 ‘무공천’ 방침을 밝혀 예비후보로 등록한 국민의힘 소속 인사들이 줄줄이 탈당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대구 정가에 따르면 중·남구는 화천대유에 근무한 아들의 ‘퇴직금 50억원’ 논란으로 물러난 곽상도 전 의원 지역구로, 보수정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앞서 지난 28일 권영세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공관위는 대구 중·남구 지역에 공천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권 위원장은 대구 중·남구 무공천 방침에 대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설계한 건국 이래 최대 부동산 부정부패 사건인 ‘대장동 게이트’에 대한 국민 분노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공당으로서 무한 책임을 느끼며 책임정치 실현 차원에서 내려진 결정”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무공천 방침에 따라 국민의힘 소속 예비후보자 대부분은 내색을 하지 않지만 당혹해 하는 모습이 역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본선보다 치열한 당내 경선이 없어져 내심 반기는 기류도 감지된다.
이런 분위기와 상관 없이 탈당 러시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보수당 지지층이 워낙 강해 곽 전 의원 사퇴 이후 우후죽순으로 국민의힘 소속 10여명이 예비등록을 하거나 출마를 저울질하는 상황에서 지도부가 무공천을 결정하는 바람에 출마를 하려면 반드시 탈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역 정가와 대구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대구 중·남구 보궐선거에는 28일 기준 국민의힘 당적을 가진 10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김재원 최고위원, 이인선 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 임병헌 전 대구 남구청장, 도태우 변호사, 배영식 전 의원, 손영준 대구시당 중남구 청년지회장, 강사빈 전 청년나우 대표, 박성민 윤석열 선대위 청년보좌역, 박정조 미용사회 중앙회 부회장 등이다.
이들 대부분은 이미 탈당 의사를 밝혔거나 탈당을 고민하고 있다.
탈당 행렬의 스타트는 김재원 최고위원이 끊었다.
3선 의원으로 최고위원이라는 지명도와 각종 매스컴에 패널로 참석해 인지도를 높인 그는 ‘꽃길만 걸으려 한다’는 일각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최근 대구 중·남구 지역구에 예비후보로 등록하는 등 원내 재입성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 최고위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의 명령에 무조건 복종한다.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에 복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인선 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도 “대구 중·남구는 곽상도 전 의원의 대장동 사건과 관련된 의혹으로 사퇴한 후 치러지는 보궐선거인 만큼 지도부의 어려운 결정을 환영한다”고 했다.
이어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당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정권 교체와 지역 발전에 대한 열망이 큰 지역인 만큼 주민들의 뜻에 따라 국민의힘을 탈당한 후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3선 기초단체장 출신인 임병헌 전 남구청장 역시 “당 공관위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그는 “남구와 중구 주민들이 보내주는 지지를 외면할 수 없다”며 “가슴 아프지만 일단 탈당한 뒤 당선된 후 당에서 받아준다면 빠른 시일 내 복당하겠다”고 덧붙였다.
6·1 지방선거 대구시장 후보로 거론되다 국회의원 보궐선거로 선회한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도 출마 의지가 강해 탈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름은 밝히지 않은 한 예비후보는 “차라리 무공천이 낫다”며 “줄서기와 구태 정치보다 정책과 공약, 실력으로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환영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최창희 대구 중·남구 지역위원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했고, 송영길 대표가 영입 인재로 발탁한 백수범 변호사가 지난 28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표밭을 갈고 있다.
국민의당에서는 정용 전 대구시의원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