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농구 서울 SK의 상승세가 매섭다. 후반기 들어 패배를 잊은 모습이다. 어느덧 9연승을 내달리며 단독 선두(27승 8패) 굳히기에 돌입한 모양새다. 2위 수원 KT와의 승차는 4경기로 벌렸다.
KBL 10개 팀은 정규리그(팀당 54경기) 종료까지 19~20경기를 남겨뒀다. 연승과 연패가 나오면 언제든 순위는 뒤바뀔 수 있어 안심도 포기도 이른 상황이다.
하지만 SK 전력을 감안할 때 추격자들의 선두 탈환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런 분위기라면 SK는 2017-18시즌 이후 통산 3번째 챔프전 타이틀은 물론 창단 후 첫 통합우승도 노릴 만하다.
SK가 9연승을 한 것은 2013년 이후 약 9년 만이다. 이번 시즌 최다 연승 타이기록이기도 하다. SK에 앞서 KT가 9연승을 달성했는데, 지금 흐름은 SK와 견주기 어렵다. KT는 4연패에 늪에 빠지며 선두 경쟁에서 밀렸다.
SK의 고공비행을 이끄는 인물은 단연 김선형이다. 1988년생으로 30대 중반을 향하는 나이지만 그의 시간은 거꾸로 가는 듯하다. 시즌 성적을 보면 김선형의 존재감을 알 수 있다.
일단 개막 후 단 한 경기도 결장하지 않았다. 철저한 몸 관리는 에이스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기도 하다. 각종 지표도 향상됐다. 김선형은 평균 29분39초를 소화하며 13.4점 5.9어시스트 3점슛 성공률 35.5%를 기록 중이다.
최근 4시즌을 통틀어 가장 많이 뛰고 있는데 어시스트 수치와 3점슛 성공률도 가장 높다. 득점 역시 2018-19시즌(14.1점)과 별반 차이가 없다.
클러치 상황에서 직접 해결하는 능력에 이어 동료를 살리는 뛰어난 시야까지 갖춰 좀처럼 막기가 쉽지 않다. 기민하고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김선형이 있었기에 SK의 팀 컬러인 ‘빠른 농구’도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올 시즌 SK의 팀 속공 득점은 10개 구단 중 1위(13.8점)다.

최준용과 안영준 등의 활약도 돋보인다. 이들은 속공 마무리 및 외곽슛 능력까지 갖춘 자원이다. 안영준과 최준용은 24일 열린 대구 한국가스공사전에서도 펄펄 날았다.
안영준은 15점 9리바운드, 최준용은 15점 13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공격 리바운드도 7개나 합작, 한국가스공사를 몰아붙였다.
SK는 공격 리바운드 이후 득점을 뜻하는 ‘세컨드 찬스’ 득점 부문에서 KT(14.1점), 창원 LG(13.9점)에 이어 3위(13.7점)를 달리고 있다. 득점(22.8점)과 리바운드(12.5개) 부문 2위를 달리는 외국인 선수 자밀 워니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SK는 오는 29일 최하위 서울 삼성전에서 승리하면 4라운드를 9전 전승으로 마무리하게 된다. 삼성은 천기범의 음주 운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 등으로 팀 분위기마저 어수선한 상황이라 SK의 낙승이 예상된다.
원주 DB(30일)전에서도 승리하면 2001년, 2013년 달성한 팀 자체 연승 기록(11연승)과도 어깨를 나란히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