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들의 희망을 위해 최선을 다해 힘을 보태겠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9월 김부겸 국무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한 청년 일자리 3만개 창출을 약속하며 한 말이다.
청년들의 희망을 위해 힘을 보태겠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약속이 새해부터 6G(6세대 이동통신), 소프트웨어 등의 산업을 중심으로 이행되고 있다. ‘인재제일'(人材第一)이라는 선대(先代)의 유산이 첨단산업 인재육성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삼성은 18일 ‘삼성청년SW아카데미'(Samsung Software Academy For Youth, SSAFY) 7기 입학식을 진행했다. 매년 두 번씩 열리는 ‘SSAFY’ 입학식이지만, 이번에는 예년과 다른 점이 있었다. 역대 최대 규모인 1150명의 교육생이 입학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김 총리와의 간담회 당시 삼성에서 진행 중인 다양한 사회공헌활동(CSR)을 통해 향후 3년간 청년 일자리 3만개 창출 효과를 내겠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SSAFY’ 교육생을 올해부터 예년의 2배 이상인 2000여명까지 증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교롭게 이 부회장과 김 총리가 만난 장소도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SSAFY’ 서울캠퍼스였다. 이에 앞서 삼성은 지난해 향후 3년간 240조원 투자와 4만명 직접 채용 계획을 발표하면서 “SSAFY 운영을 전국 단위로 확대하고 사업 규모도 키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의 인재육성은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통신·반도체·배터리 등 핵심 사업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7일 고려대와 6G(6세대 이동통신)를 포함해 차세대 통신 기술을 다루는 ‘차세대통신학과’를 전기전자공학부에 채용연계형 계약학과로 신설한다고 밝혔다. 6G는 이 부회장이 직접 지목한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 중 하나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통신도 백신만큼 중요한 인프라”라며 “6G(6세대 이동통신)도 내부적으로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삼성은 지난 2020년 6G 백서를 발표하면서 ‘6G 시대 주도’를 선언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고려대 외에 포항공대, 서울대와도 차세대 통신 인재 양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연합전공을 선택한 학생들은 본인 전공 외에 일정 학점 이상 연합전공 과목을 이수하면서 장학금 등의 혜택을 지원받고, 졸업 후 삼성전자에 입사하게 된다.
배터리 전문 인력 확보를 위해선 삼성SDI를 통해 서울대, KAIST, POSTECH, 한양대 등 4개 대학과 ‘배터리 인재양성 과정’ 협약을 맺었다. 올해부터 10년간 학사 200명, 석·박사 300명의 장학생을 선발할 예정이며, 이들에게는 삼성SDI 입사가 보장된다.
이 부회장은 평소 “위기 속에서도 미래를 위한 인재와 기술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삼성의 첨단산업 인재육성 행보도 이 부회장의 이 같은 경영철학이 반영된 것이라는 게 재계 안팎의 해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청년 인재를 꾸준히 발굴·육성하는 것은 기업 본연의 역할”이라며 “미래를 위해 인재를 적극 육성하는데 투자를 아끼지 않으면서, 이를 통해 사회에 기여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