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2년생은 프로야구에서 황금세대로 불렸다. 프로야구 원년에 태어나 초창기 스타플레이어들의 활약을 보며 야구 선수의 꿈을 키운 이들은 수십년 후 KBO리그를 주름잡는 슈퍼스타가 됐다.
세월은 어느덧 40년이 흘러 2022년이 됐고, 얼마 남지 않은 황금세대 선수들은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중이다.
1982년 동갑내기로, 한국야구의 위상을 드높이는 데 앞장선 이대호(롯데 자이언츠), 오승환(삼성 라이온즈), 추신수(SSG 랜더스·이상 40)는 모두 비장한 각오로 2022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이대호는 올해가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마지막 해다. 지난해 초 롯데와 2년 총액 26억원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은 이대호는 일찌감치 계약 기간 종료와 동시에 현역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계약 당시 이대호는 “2년 내로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뒤 은퇴하고 싶다”고 밝혔다. 계약 조건에 팀 우승시 받는 1억원을 지역 불우이웃을 위해 100% 기부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그만큼 우승을 향한 열망이 강하다.
롯데의 최근 우승은 1992년이다. 2001년 프로에 데뷔한 뒤 줄곧 롯데에서만 뛴(해외 진출 기간 제외) 이대호는 당연히 KBO리그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일본프로야구에서 뛰던 시절 일본시리즈 우승과 MVP까지 차지했지만, 고향팀 우승은 머나먼 일이었다. 이제 이대호에게 남은 기회는 딱 한 번 뿐이다.
오승환과 추신수는 은퇴 시점을 못박지 않았다. 하지만 둘 모두 동료 선수들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면 언제든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어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일본과 미국 생활을 마치고 KBO리그에 돌아온 오승환은 여전한 경쟁력을 뽐냈다. 구위는 전성기 시절에 못미치지만, 팔색조 투수로 변신해 약점을 메웠다. 지난 시즌엔 44세이브를 기록, 구원왕에 오르며 역대 최고령 타이틀 홀더가 됐다.
지난해 삼성의 정규 시즌 2위를 이끌며 왕조 재건의 출발을 함께한 오승환은 지난해의 아쉬움을 씻고 올해 기필고 우승을 이루겠다는 각오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추신수 또한 노익장을 과시했다. 복귀 첫 해인 지난해 137경기에 나서 타율 0.265, 21홈런, 69타점, 84득점, 103볼넷, OPS(출루율+장타율) 0.860의 성적을 냈다. 특히 25개의 도루를 기록, 역대 최고령 20(홈런)-20(도루), 100볼넷을 달성했다.
KBO리그에 오면서 SSG와 1년 계약을 맺은 추신수는 시즌 종료 후 거취에 대한 고민 끝 올해도 SSG와 동행하기로 했다. 추신수는 “올해 아직 선수로 꾸준히 경기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고, 내년에도 팀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해 재계약을 하게 됐다. 내년엔 후배들과 꼭 가을 야구에 함께 나가도록 하겠다”며 우승 열망을 불태웠다.
소속팀 전력과 상황은 각기 다르지만, 현역 생활의 끝자락에 다다른 세 선수의 목표는 오직 ‘우승’이다. 우승반지를 끼고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 만큼 의미 있는 것은 없다. 냉정한 승부의 세계에서 롱런하며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는 세 선수에게 2022년은 어떤 의미로 남게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