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분 스마트폰 알람을 2021년 12월31일 0시로 맞춰 주십시오.”
30일 늦은 밤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주변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여 사면 환영집회를 열었다.
태극기국민혁명국민운동본부(국본)는 밤 10시부터 삼성서울병원 후문에 집결해 10시30분부터 환영행사를 진행했다.
이들은 방역패스가 필요 없는 49인까지로 참가인원을 제한했으며, 공식석방 시점인 31시 0시까지 카운트다운 한 뒤 오전 0시30분에 해산할 계획이다.
국본은 “박근혜 대통령이 자유대한민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2021년 12월31일 0시, 드디어 자유 대한민국에 여명의 날이 밝아오고 있다”며 환영 성명을 낭독했다.
영하권의 한파 속에서 고령의 집회 참가자들은 외투를 두툼하게 껴입고 서로 일회용 손난로를 나누며 행사를 기다렸다.
서울 용산에서 왔다는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 연제은(83)·고복자(83) 부부는 “다소 늦었다는 생각은 들지만 석방을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박근혜 대통령께 환영의 뜻을 전하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우리공화당은 밤 11시30분부터 삼성서울병원 정문 맞은편에서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기다리며 카운트다운한다.
이들은 “국민의 진짜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님의 석방을 온국민과 함께 축하드립니다. 건강하십시오”라며 박 전 대통령 석방을 환영했다.
우리공화당은 24일부터 이곳에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기념하는 트리와 천막, 화환 수백개를 설치하고 자리를 지켜왔다. 우리공화당 관계자들과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보낸 화한 행렬이 이어져 있었다.
이날 오후 4시30분쯤 진보당이 삼성서울병원 정문 앞에 ‘박근혜 사면 반대 근조 민주주의’라고 적힌 김재연 상임대표 명의의 근조화환을 설치하자 우리공화당의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과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화환을 직접 들고 간 손솔 진보당 당원은 현장에서 “박근혜씨가 있을 곳은 병원이 아니라 감옥이다. 오늘은 민주주의가 죽은 날이다. 촛불에 대한 배신이다”라고 외쳤다.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이에 반발하며 근조화환을 부쉈지만 물리적 충돌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구국총연맹도 오후 7시부터 삼성서울병원 정문 앞에서 5명이 사면 환영집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자유 대한민국이 곧 시작된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내년에 청와대에 입성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사면 반대집회도 열렸다. 오후 7시 서울 중구 파이낸스빌딩 앞에는 전국민중행동, 한국진보연대, 진보대학생네트워크, 진보당, 한국YMCA전국연맹 관계자와 시민들이 모여 사면반대 행사를 진행했다.
시민 발언대에 오른 이들은 각각 박 전 대통령 사면 반대 목소리를 전했다. 이 행사에는 주최 측 추산 약 200명이 모였다.
정부는 지난 24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특별사면을 발표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등의 사건으로 2017년 3월31일 구속됐다. 박 전 대통령은 당분간 삼성서울병원에 계속 입원할 예정이다.





